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이름을 따다 쓴 가짜 거래소를 만들고, 유튜브를 통해 여성 모델들을 앞세워 수백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14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상 사기 등의 혐의로 A가상화폐 거래소 자금책과 모집책 등 사기조직 간부급 9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4월 캐나다의 한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의 한국지부라면서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후 아나운서 지망생, 모델, 전문 촬영감독 등을 고용해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를 통해 홍보했다.
뿐만 아니라 일당은 유명 유튜버를 섭외해 가짜 투자자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 식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한편 고급 외제차를 동원하고, 가짜 통장 잔액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이 만든 영상에 등장한 한 여성은 고급 벤츠차량을 타는 모습을 보여주며 "8개월간 번 수익이 25억"이라면서 "비트코인에서 수십억을 버는 사람들은 이자"라고 말했다.
또한 홍보 영상에 출연한 한 모델은 "모델 구인사이트에서 비용을 받고 촬영에 응했다"면서 "실제로 코인·주식을 하지 않는다"고 다른 유튜브 영상을 통해 털어놨다.
이같은 수법으로 550억에 달하는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은 지난 5월 10일 돌연 사이트를 닫고 잠적했다. 이들은 투자금을 100여개의 대포통장에 분산시킨 뒤 또 다른 대포통장에 보내는 수법으로 3, 4차례 '돈세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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