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유재석 씨 등 연예인들이 연이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노마스크 방송’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수천 명대를 기록하는 가운데 연예인들 사이에서 돌파감염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예대상·가요대전 등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시상식 일정이 연말에 집중돼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 씨를 비롯해 가수 겸 작곡가인 유희열 씨, 배우 정우성·고경표 씨, 슈퍼주니어 최시원 씨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프로그램 결방, 행사 불참 등도 이어졌다.
문제는 정부가 ‘방송 촬영 때에 한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지침을 정하면서 노마스크 방송 여부가 프로그램 제작자의 판단에 맡겨졌다는 점이다. 얼굴을 통해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드라마나 주변인들의 리액션이 중요한 예능 특성상 프로그램 제작자 입장에서는 방송 중 마스크 착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 일부 출연자·스태프 등이 감염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나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다는 게 현장 측 반응이다. 실제로 방송인 곽정은 씨는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코로나19에) 걸리면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 혹은 전혀 모르던 누군가에게 크나큰 아픔을 줄 수 있는데 조마조마하지 않은 맘으로 녹화하는 방송인은 없다”고 글을 남긴 바 있다. KBS2 주말 드라마 ‘오케이 광자매’에서 주인공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비말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가람막을 설치하는 등 대책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으나 연예인 확진자 증가는 막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과 출연진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방송 제작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오미크론·돌파감염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은 가운데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연말 시상식이 연이어 예정돼 있다는 점도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대목이다. 17일 ‘KBS 가요대축제’를 시작으로 18일에는 ‘SBS 가요대전’이 열린다. 29일과 30일에는 각각 ‘MBC 연예대상’과 ‘MBC 연기대상’이 있고 31일에는 KBS 연기대상, SBS 연기대상, MBC 가요대제전’ 등 지상파 3사 시상식이 동시에 열린다.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 무관중으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으나 올해는 일부 시상식에 관람석이 준비된 상태다. KBS 가요대축제는 만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방청객 신청을 받았다. 백신 접종 및 48시간 이내 PCR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방역패스’가 적용된다고는 하지만 얼마든지 돌파감염 우려가 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방송 특수성을 이해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코로나19 확진자가 7,000명대까지도 나오는 상황에서 굳이 방청객까지 초청한 연말 시상식을 진행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 “평소에도 노마스크를 고집할 게 아니라 입 부분만 투명하게 된 마스크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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