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8일 “민생경제를 고려해서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후보는 "공시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는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계획을 유예·재조정해 세 부담을 현재와 유사한 수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해 세 부담 상한 비율 조정도 예고했다. ★관련기사 본지 12월13일자 1면·8면
이 같은 공시가격 제도 재검토는 현 정부 기조인 ‘공시화 현실화’ 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앞으로 부동산 민심을 돌려세우기 위한 이 후보의 문재인 정부 차별화 행보는 보다 더 광범위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은 재산세, 건강보험료 부담 증가, 복지 수급 탈락 등 국민부담으로 이어진다. 집값 폭등으로 인한 부담을 온전히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당과 정부에 몇 가지 필요한 대책을 제안한다"며 "우선 재산세나 건강보험료는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가운데 이 후보는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 계획을 유예·제조정해 세 부담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공시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는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계획을 유예·재조정해 세 부담을 현재와 유사한 수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과거에도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던 현실을 고려해 세 부담 상한 비율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면 사실상 세금 감면 혜택을 보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부동산 보유세인 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모두 세금 계산 시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적용된다. 올해 기준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재산세 60%, 종부세 95%다. 일각에서는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재산세가 오를 경우 지역 가입자의 건강보험료가 상승한다는 부담도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이 후보는 “정치인은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책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필요한 일이라면 언제든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지난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밝힌 것으로 현재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낸 셈이다. 당시 인터뷰에서도 이 후보는 “부동산도 수요와 공급이 만나 생긴 가격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의 일부"라며 "이걸 존중해줘야지 가격만 억누르려고 하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만들어진 가격을 두고 높다 혹은 낮다고 판단해 인위적으로 올리거나 내리려고 하면 시장 왜곡이 생긴다”며 “가격을 조절하려 할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을 정상화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선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으로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다각적인 보안책도 주문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공시가격은 68가지나 되는 민생제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이 중 39가지는 국민이 직접 부담한다”며 “그런데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기초생활보장 등 여러 복지제도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완충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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