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접종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돌파 감염자들에게서 백신 접종자들보다 1,000% 높은 수준의 항체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러지, CTV뉴스 등에 따르면 미 오리건 보건과학대의 피카두 타페세 교수팀은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완료자 52명을 상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중 26명은 백신 접종을 했으나 코로나19에 걸려 가벼운 증상을 앓은 후 회복한 상태였다. 26명 가운데 10명은 델타 변이, 9명은 알파 변이나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7명은 알 수 없는 코로나19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6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들에 대한 혈액 검사 결과 돌파 감염자들에게서 백신 접종자들보다 더 풍부하고, 효과적인 항체가 측정됐다"며 "돌파 감염자들에게서 발견된 항체는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하고 2주 후 생성된 항체보다 1,000% 더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타페세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돌파 감염된 사람들이 '수퍼 면역력(super immunity)'을 갖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보다 더 좋은 면역 반응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돌파 감염이 향후 또 다른 변이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오리건 보건과학대의 마르셀 컬린 교수는 "백신 접종을 받은 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되면 아마도 미래의 코로나19 변이들로부터 상당히 잘 보호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돌파 감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컬린 교수는 "연구가 시사하는 핵심은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백신 접종이 장기적으로 전 세계의 코로나19 대유행의 심각성을 줄여나갈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오미크론 돌파 감염자들을 대상으로도 같은 연구를 할 예정이다. 타페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오미크론 돌파 감염자들에게서도 강한 면역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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