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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고요의 바다' 정우성이 배우 아닌 제작자로 나선 진심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 제작자로 나선 배우 정우성 / 사진=제작발표회 영상 캡처




배우 정우성이 '톱스타' 타이틀을 빼고, 제작자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출사표를 던진다. 배우들이 놀랄 정도로 넘치는 그의 열정과 애정은 가히 아티스트라고 할 만하다. 그의 새로운 도전이 전 세계에서 통할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22일 오전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감독 최항용)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배우 배두나, 공유, 이준, 김선영, 이무생, 이성욱과 최항용 감독, 박은교 작가, 제작자인 배우 정우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에서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SF 미스터리 스릴러다. 끝없이 펼쳐진 희고 검은 땅 한가운데 위치한 발해기지에 간 우주 생물학자 송지안(배두나), 탐사 대장 한윤재(공유), 수석 엔지니어 류태석(이준), 팀 닥터 홍닥(김선영), 보안 팀장 공수혁(이무생), 우주선 조종사 김썬(이성욱) 등에게 상상치도 못한 일들이 펼쳐진다.

정우성은 '고요의 바다'의 제작·총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첫 번째 도전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6년 자신이 직접 출연한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의 제작을 맡기도 했다.

그가 두 번째 제작 작품으로 선택한 '고요의 바다'는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 SF 시리즈다. 그는 최항용 감독의 졸업 작품이었던 원작 단편을 보자마자 매료됐다고. 그는 "설정이라는 것이 한 영화의 세계관이 되지 않나. 그런 설정 하나가 전체를 좌지우지하는데 독특한 설정이 굉장히 좋았다"며 "어떻게 보면 많은 SF 영화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걸 구현한다는 것 자체는 엄두가 안 나던 시대였다. '똑똑한 설정 안에서 한국적인 SF를 할 수 있는 소재구나' 생각이 들어서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우성과 배우 대 배우가 아닌, 제작자와 배우로 만난 배두나는 "저렇게 열심히 하는 제작자는 처음 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우성 대표님 하루도 안 빼놓고 현장에 있었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정말 많이 공을 들였다"며 "배우로서 대선배님이니 '후배들이 혹시 불편하지 않나' 그런 걸 신경 써줬다. 배우의 상황을 많이 케어해주는 제작자여서 우린 행복했다"고 말했다.

공유 역시 "정우성 대표님이 배우가 어떻게 하면 현장에서 편할 수 있을지 잘 캐치해 줬다. 현장에 항상 같이 있어줬는데 그렇게까지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작품에 대한 열정,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 넘쳐서 촬영이 늘 쉽지 않은데 좋은 제작자 덕분에 현장에서 파이팅 할 수 있었다. 존경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번도 작품을 함께한 적이 없어서 정우성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스타 중의 스타여서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로 인간적으로 좋은 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선영은 "정우성 선배님이 제작한다고 해서 선택했다. 앞으로도 정우성이 제안하면 다 할 것이다"라고 말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정우성과 개인적인 인연이 없지만 좋은 기억이 있다고. 그는 "내가 운영하는 극단이 있는데, 정우성 선배님이 3~4년 전에 우리 극단의 연극을 보고 좋았나 보더라. 나는 당시에 촬영 중이었는데 우리 팀을 데리고 팀 회식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나중에 내게 '좋은 극장에서 이 공연을 보게 하려면 얼마가 드냐'고 하더라. 그때 투자가 아닌 그냥 현금으로 주셨다"며 "정말 감동을 받고 '이 사람은 정말 아티스트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훈훈한 미담을 전했다.

22일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 제작발표회에 배우 배두나, 공유, 이준, 김선영, 이무생, 이성욱과 최항용 감독, 박은교 작가, 제작자인 배우 정우성이 참석했다. / 사진=넷플릭스 제공


정우성은 욕심났던 작품인 만큼 배우로 출연하는 것도 생각해 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출연에 대한 욕구는 당연히 동반된다"는 그는 "장편화할 때 7년 전에는 내가 주인공으로 되는 설정으로 가보기도 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의 우여곡절은 완성돼있는 온전함을 위한 지나가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그는 "내가 할만한 역할은 한윤재 대장이라고 생각했는데 공유가 연기한 한윤재 대장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할 거다. 공유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출연 욕심은 더 이상 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한 발자국 뒤에서 제작자로서 촬영 환경을 바라보고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것 채워가야 하는지 고민의 시간을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그런 정우성은 배우들에게 '빗자루 지기'로 통했다. 직접 빗자루를 들고 세트를 청소하며 현장을 통솔했기 때문. 정우성은 "투자한 만큼 실내 구현은 가능한데 자연을 구현하는 게 가장 어렵다'며 "달의 지면은 아무것도 없지 않나. 바위 몇 개 있고 흙만 있는 데 제일 어려웠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정해진 분량을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빗자루를 들고 다니며 무수히 많이 찍힌 지구인들의 발자국을 지워야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스태프들의 발자국을 지우는 걸 앞장서서 한 것일 뿐"이라며 "시간 안에 빨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해야 했다. 효율성을 높인 것"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고요의 바다'가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지옥'의 다음 한국 콘텐츠라는 점은 정우성에게도 부담이다. 하지만 작품 고유의 세계관과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앞 작품들의 성공과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는 "'고요의 바다'가 갖고 있는 고유의 정서가 어필되고 세계인들에게 보편적인 사랑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꼭 쟁취할 거야'라는 막연한 욕심을 쫓지 않는다'며 "'잘 구현해서 여러분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라는 게 매 작품의 숙제이다.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오늘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도전'인데, 과정 속에서 흔들리거나 의심할 때가 생기지 않나. 자기가 선택한 도전을 끝까지 의심하지 않고 가는 것과 팀 완성도가 작품의 포인트다"라며 "나는 작품이 세상에 나가고 난 뒤 평가받는 것이다. 내가 평가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공유는 "10점 만점의 10점이다. 100점을 드려도 모자랄 대표님"이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고요의 바다'는 오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 국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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