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곧 앱으로 구직하는 때가 온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무지하고 무례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구직 애플리케이션(앱) 현황' 사진을 올려 윤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각종 구직 관련 앱을 검색해 얻은 것으로 보이는 결과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구직 앱 현황"이라고 적었다.
이같은 조 전 장관의 게시물은 윤 후보의 '앱으로 구직하는 시대가 온다'는 발언을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으로 읽힌다.
앞서 윤 후보는 같은 날 전북대학교 학생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청년 실업문제와 관련해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의 매칭을 강조하면서 "앱을 통해 구인구직 정보를 얻을 때가 올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일자리 수요와 공급이라는 걸 잘 매칭을 시켜나가야 한다"면서 "어떤 분야는 일자리에 사람이 필요한데 어떤 데는 넘쳐난다. 그런데 학교는 이쪽(사람이 넘쳐나는 분야)에 대한 것만 공부를 시키려고 하고 수요 대응을 못 한다"고 상황을 짚었다.
윤 후보는 또한 "늘 실시간 미스매칭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며 "조금 더 발전하면 학생들 휴대전화로 앱을 깔면 어느 기업이 지금 어떤 종류의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걸 실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가 아마 1, 2학년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생길 것 같다"고도 했다.
모바일에서도 구직 정보를 쉽게 찾고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인프라가 발달한 국내 현실을 무시하는 듯한 윤 후보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지적과 비판이 쏟아졌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구인구직 앱들을 일일이 열거한 뒤 "정말 모르느냐. 진짜 이다지도 무지하며 무례해도 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러분 윤석열발(發) 대박 뉴스"라며 "대학교 1, 2학년 학생들 졸업하기 전이니 2년 안에 실시간 취업 정보 앱이 생긴다고 한다. 윤 후보 대박이네요"라고 비꼬았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 역시 "윤 후보가 놀라운 아이디어를 공개했다.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방안"이라면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길거리에 있는 구인광고판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홍준표 의원이 운영하는 청년 플랫폼 '청년의 꿈' 게시판에서 한 지지자가 "얼마나 세상 물정을 모르면 미래에는 구인구직 앱이 생긴다고 말하는 걸까"라고 묻자, 홍 의원은 체념한 듯 "나도 모르겠어요. 이제"라는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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