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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시스템소프트웨어 인력 육성의 필요성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4차 산업혁명시대 이끌 핵심축인데

응용 소프트웨어에 인력 양성 치우쳐

로봇·자율주행차 등 개발 경쟁력 저하

정부·기업·대학, 균형있는 육성 힘써야





우리나라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제조업이 강한 나라다. 올해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이 73조 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도 매출액 2위로 28조 원, 이외에도 SK·포스코·LG전자도 큰 실적을 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제조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대면 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은 전염병 확산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앞으로 더욱 발전이 요구되는 제조업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사물인터넷 기술이 만들어 내는 자율주행자동차·스마트팩토리·스마트시티·헬스케어 등이 있다. 이러한 산업에는 소프트웨어가 더욱 중요하다.

이들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눠볼 수 있다. PC나 서버컴퓨터 같은 범용컴퓨터를 기반으로 수행되는 응용 소프트웨어와 로봇이나 자율주행자동차 제어를 위한 특정 목적의 소형 컴퓨터칩을 기반으로 수행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다.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필수이고 사용자가 특정 작업을 수행하려면 응용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둘 다 중요한 셈이다.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시스템의 하드웨어와 사용자 사이에 인터페이스를 생성한다.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한 부분으로 하드웨어의 리소스를 제어·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운영체제(OS)가 있다.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는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이나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덜 요구한다. 반면에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는 세부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은 물론 특정 목적과 관련된 분야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나 하드웨어를 이해해야 한다. 이동통신과 관련된 내용이면 더욱 복잡한 알고리즘을 이해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TV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면 TV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와 함께 영상처리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화질의 화면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응용 소프트웨어나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반도체 컴퓨터칩 안에 들어가게 되므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라 부르는데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인력을 육성하는 국내 대학의 현실을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만을 주로 양성하고 있고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프로그램도 이러한 인력 양성에만 주력하는 실정이다. 간단히 말해 주로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요구하는 인력이나 게임 개발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한 축이 빠져 있다.

실제로 어느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기업의 애로 사항을 들어보면 대학에서 응용 소프트웨어 인력으로 양성된 연구원에게 하드웨어를 이해시키고 해당 업무 전문 지식을 이해시켜 관련 업무를 제대로 수행시키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별도의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이다.

범용컴퓨터 기반의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만이 주로 양성되면 국내 제조 기업에서 요구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인력은 여전히 부족해질 것이고 이는 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국내 대학이나 정부에서는 하드웨어 기반의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인력 양성을 위해서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시스템칩을 개발하는 반도체 기업이나 제품(세트)을 만들어 내는 기업 모두 응용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 구조를 보면 응용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에 치우쳐 있는 느낌이다. 균형 있는 소프트웨어 인력 육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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