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은 한여름 피서지이기도 하지만 한겨울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연중 내내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는 동굴 내부는 평균 기온 10도 안팎으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휴양지로 해외여행을 떠나기 힘들어진 올겨울, 따뜻한 동굴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동굴 속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마시고 호수에서 보트를 타는 이색 체험도 할 수 있다.
충북 충주 마즈막재에서 충주호수로를 따라 남산 방면으로 가다 보면 10분 거리에 활옥동굴이 있다. 활옥동굴은 일제강점기에 개발한 국내 유일의 백옥·활석·백운석 광산으로 폐광 이후 수십 년간 방치되다가 지난 2018년 동굴 테마파크로 다시 문을 열었다. 어둡고 삭막한 탄광이 아니라 내부가 백옥으로 뒤덮여 우윳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동굴 내부 길이는 총 57㎞에 달한다.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는 건강테라피존은 활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동굴에서 나오는 음이온과 원적외선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다. 활석·황토석으로 만든 1인용 황토 아궁이도 설치돼 있는데 각종 성인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동굴 내부에는 채굴한 활석과 백옥을 운반하던 권양기와 광부들이 타던 사갱 운반차, 사갱 운반차가 다니던 레일도 그대로 남아 있다.
활옥동굴의 하이라이트는 암반수가 고여 생긴 호수다. 투명 카약을 타고 호수 바닥을 유유히 헤엄치는 은어와 황금송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활옥동굴은 대형 와이너리 역할도 한다. 평균 온도 13도에 습도 87%를 유지해 와인을 숙성시키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시중에서 만나보기 힘든 몰도바 와인을 판매하는 와인 바가 운영되고 있다.
겨울철이지만 가벼운 옷차림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동굴 내부는 아늑한 느낌이다. 와인을 운반하는 차량이 다닐 정도로 길이 넓고 전 구간이 평지여서 누구라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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