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를 잡기 위해 경찰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는가. 2022년 새해를 여는 첫 영화 '경관의 피'는 경찰들의 신념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화끈한 수사와 갈등까지. 작품은 다채로운 매력으로 가득 찼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경관의 피'(감독 이규만)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이규만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권율, 박명훈이 함께했다.
'경관의 피'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조진웅)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 경찰 민재(최우식)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다. 작품은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감독은 "원작이 갖고 있는 품격이 인상적이어서 실사화를 결정했다. 삼대를 관통하는 애절한 사연, 캐릭터의 발전이 눈부셨다"고 실사화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 감독은 연출 포인트에 대해 "이 영화가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때를 상상하며 작업했다. 이게 어떤 음악과 볼륨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닿을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며 "그것들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중심이 아니라 감정들이 요동치면서 궁금증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관객들이 사건을 쫓아가면서 디테일한 감정들과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경찰의 신념이 부딪히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면서 갈등 자체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닐까"라고 했다.
작품은 2022년, 새해를 여는 첫 한국 영화가 됐다. 이에 대해 배우들은 감개무량한 마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진웅은 "어려운 시기에 극장에 오셔서 영화를 보시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힘든 시기에 영화가 줄 수 있는 위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최우식은 "영화로 오랜만에 인사드려서 설렌다. 드디어 인사드릴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웅장한 사운드로 보면 재밌는 영화라 추천한다"고 했다. 박희순은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는데, 역시 영화는 스크린에서 봐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고, 권율은 "힘든 시기에 개봉하게 됐다는 것 자체가 감사드린다. 정해진 방역 수칙 안에서 즐기길 바란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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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은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지원받는 경찰 박강윤을 연기한다. 럭셔리함을 표현하기 위해 비주얼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그는 "의상팀이 정교하게 슈트를 제작해 줬다. 그런데 내 DNA 자체와 부합하지 못한 것 같아서 죄송했다"며 "박강윤에게는 대지와 같은 매력이 있는데, 그걸 외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강윤을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경찰 최민재 역을 맡은 최우식은 "최대한 최민재가 경찰로 갖고 있는 신념을 혼자 되새겼다. 박강윤을 따라다니면서 자신의 신념과 싸우는 모습도 잘 표현하려고 했다"며 "현장에서 더 집중하면서 최민재가 어떤 표정일까 몰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민재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투명한 마음이었는데, 최우식은 이미 그걸 갖고 있더라. 또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자신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었다"며 "껍질을 깨고 성장하고 상처를 받고, 상처가 굳은살이 돼 가는 상황을 최우식과 상의하면서 만들었다. 영화 안에서 민재가 성장한 만큼, 최우식도 배우로서 성장해 뿌듯했다"고 칭찬했다.
조진웅과 최우식은 브로맨스 호흡을 맞춘다. 조진웅은 "왜 맨날 브로맨스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최우식이 예쁜 병아리인 줄 알았는데, 영화 속에서 성장하면서 남성다움을 보여주더라. 이성적 절제가 갖는 매력이 뭔지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같이 하면서 좋은 동생이 생긴 것 같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영화를 위해 열심히 정진하도록 선배로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우식은 "조진웅 선배님 뒷걸음만 따라가면 다 얻을 수 있을 정도였다. 현장에서 어떤 캐릭터를 잡고 어떤 생각으로 연기해야지라는 마음보다는, 선배님이 대사를 하면 거기에 리액션만 하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박희순은 경찰의 썩은 뿌리를 파헤치는 감찰계장 황인호 역을 맡았다. 그는 "각자 갖고 있는 정의에 대한 신념과 생각이 주가 되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범법자를 체포하는 데 경찰 스스로가 법을 지키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라며 "법을 지키는 테두리 안에서 범인을 잡아야 된다는 신념이 있는 경찰이어서 몰입하기 편했다. 더하자면, 융통성이 조금만 더 있으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상위 1%만 상대하는 범죄자 나영빈으로 분한 권율은 "박강윤과 최민재의 신념이 충돌하는 데, 그 중간에 있는 인물이다. 현실에 있을 듯하면서도 없을 듯한 지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기존에 각이 잡힌 모습이 아니라 자유분방하면서 무게감 있고, 걷잡을 수 없는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의상도 신경 썼고, 체중도 증량해 재단되지 않은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캐릭터를 구축한 방향성을 알렸다.
박명훈은 경찰과의 거래로 살아남은 범죄자 차동철 역을 맡아 열연한다. 그는 "계획을 많이 했고, 감독님과 대화도 많이 나눴다. 어떻게 하면 경찰과 거래하는 범죄자를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며 "기존 레퍼런스를 따르지 않고, 새로운 인물로 표현하고 싶어서 캐릭터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관의 피'는 2022년 1월 5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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