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프랑스의 하루 확진자 수가 각각 45만 명(29일 기준, 월드오미터), 2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발(發) 코로나19 감염 쓰나미가 거세다. 다만 강한 전파력에 비해 확진자들의 위중증·치명률은 낮아 오미크론이 델타 등 기존 변이를 대체할 경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 시간)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45만 6,890명으로 집계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공공 서비스 운영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이날 뉴욕 퀸스와 맨해튼 남부를 잇는 지하철 노선은 일시 중단됐다. 뉴욕 일부 병원은 의료진 부족으로 예정된 수술을 연기했다.
유럽도 상황이 심각하다.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3개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를 합한 수만 50만 명에 달한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이날 18만 3,037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치(12만 9,471명)를 경신했다. 영국 독립약국협회(AIMP) 회장인 레일라 핸벡은 "사람들이 5분마다 와서 자가 진단 키트를 찾는다"며 “공급이 들쑥날쑥해 항의가 빗발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이날 영국보다도 많은 20만 8,099명이 확진됐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장관은 하원에 출석해 “초마다 프랑스인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있다”며 “오미크론은 파도가 아닌 해일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어 중환자의 70%가 백신 미접종자라고 강조하며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둔 중국도 봉쇄 강화에 나섰다. 서부 중심지인 산시성 시안에서만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닷새 연속 150명을 웃돌고 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다른 지역도 시안에서 유입된 바이러스로 인해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과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이동을 통제하는 정밀 방역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처럼 오미크론으로 환자 수가 크게 늘어 의료 체계 붕괴가 우려되는 가운데 팬데믹이 엔데믹(주기적 유행병)으로 바뀔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증상의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덜한 오미크론이 대세 바이러스로 자리잡을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실제 지난주 미국 확진자의 과반(58%)이 증상이 다소 경미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였다.
전날 영국 정부의 생명과학 고문인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 존 벨도 다소 낙관적인 분석을 내놨다. 벨 교수는 “1년 전엔 중환자실이 꽉 차고 많은 사람들이 조기에 사망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높은 사망률은 이제 옛 역사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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