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31일 업무용 탁상 달력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생일 등 북한 기념일을 표기한 것에 비판이 제기되자 과거부터 내부 참고용으로 제작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통일부 달력은 이번 정부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통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남북관계 관련 업무에 참고해야 할 북한의 주요 일정 등을 담아 내부 참고용으로 제작해 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에서 이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황규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퍼주기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기념일까지 챙겨주자는 말인가"라고 비판하며 달력의 전량 회수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사과를 촉구했다. 황 대변인은 “통일부는 대화 및 교류라는 본래 목적을 망각한 채 현실을 외면한 일방적 구애를 이어왔다. 통일부의 황당한 달력 배포는 결국 이 정권이 4년간 그렇게나 당하고서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통일부에 따르면 이 달력은 보수 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제작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판이 정부의 북한 기념일 분석은 내부 동향 파악의 가장 기본으로 통일부 업무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성급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폐쇄적인 북한 체제 특성상 최고지도자와 고위급 간부의 동향 파악이 쉽지 않은데다, 이들의 모습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념일 계기 공개 활동에 나서면서 주로 포착되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달력에는 북한의 주요 기념일 뿐 아니라 한국 정부의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발표와 북한의 2005년 2월 10일 핵무기 보유 선언 등 남북관계 주요 사건도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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