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의창만필]아픈 후에 실감한 근육의 소중함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50대부터는 근육 손실 속도 빨라져

치료 약 없어 음식·운동으로 지켜야

단백질 풍부한 식품 다양하게 먹고

일주일에 3번 정도 근력운동 필요







개인적으로 2021년은 통증과 씨름해야 했던 아픈 한 해였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 즈음에 통증은 시작됐다. 운동하느라 뛰다가 방향을 전환했는데 ‘뚝’ 소리가 났다. 엉덩이 근육이 부분적으로 찢어진 것이다.

엉덩이 근육은 완전히 찢어지지 않고 부분적으로 찢어지면 수술하지 않아도 격렬한 운동을 삼가며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걸을 때마다 통증이 있고 약간 저린 느낌이 있었지만 특별한 치료 없이 조심하며 지냈다. 다행히 3주쯤 지나면서 통증이 줄어들고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엉덩이는 근육이 많은 부위라서 비교적 회복이 빠른 덕분이다.

그 일이 있은 지 한 달 후쯤 또다시 근육을 다쳤다. 이번에는 흔히 ‘엘보’라고 불리는 팔꿈치였다. 팔꿈치는 많이 움직이는 부위여서 팔꿈치 근육이 찢어지면 석고 붕대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하지만 석고 붕대를 할 형편이 안 돼 가능한 한 오른팔을 사용하면서 견뎠다. 그나마 왼팔을 다친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엉덩이 근육을 다쳤을 때처럼 3주 정도만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석고 붕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회복이 무척 더뎠다. 3주가 지나고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여전히 아프고 팔에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진통제도 수시로 먹고 파스는 달고 살아야 했다. 표현하기도 힘든 통증이 몇 달씩 지속되니 짜증이 나고 마음도 우울해졌다.

통증은 무려 3개월 동안이나 지속됐다. 3개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좋아지기는 했지만 해가 바뀐 지금도 약간 통증이 남아 있는 상태다.

두 번이나 근육 때문에 고생한 후 근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실감한다. 야속하게도 근육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줄어든다. 20~30대까지는 괜찮은데 40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해마다 약 0.5~0.8%의 근육이 감소한다. 40대 10년 동안 5~8%의 근육이 사라지는 셈이다.



50대부터는 근육이 소실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 50대에는 1년에 약 1%씩 감소해 10년이면 10%가 감소한다. 이렇게 80대가 되면 근육량이 30대 때의 절반밖에 안 된다. 하지만 겉으로 보면 잘 모른다. 근육이 빠져나간 자리가 지방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근육은 물론 지방까지 없으면 근육이 소실된 부분이 표시가 나기도 한다.

근육의 질도 문제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근육 자체가 약해진다. 그렇다 보니 20~30대에는 충격을 받아도 끄떡없었는데 50대 이후에는 똑같은 정도의 충격에 쉽게 근육이 찢어질 수 있다. 한 번 찢어지면 회복도 느리니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솔직히 두 번에 걸쳐 근육을 다치기 전에는 필자 또한 근육의 소중함을 실감하지 못했다. 관절 건강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쓰면서도 근육에는 무심했다. 그런 나를 반성하며 환자들에게 관절 못지않게 근육을 잘 지켜야 한다고, 한 번 찢어지면 고생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는 한다.

사실 뼈나 관절은 남성보다 여성이 약하다. 특히 뼈가 약해져 구멍이 뚫리는 골다공증은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뼈를 만드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골다공증이 적다. 하지만 근육 손실은 남녀를 구분하지 않으므로 나이가 들면 최대한 근육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골다공증의 경우 약과 주사로 치료가 가능한데 근육 감소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은 현재로서는 없다. 약보다는 식품과 운동으로 근육을 지키는 것이 현실적이다. 매끼 적정량의 단백질을 꼭 섭취해야 하는데 닭가슴살·소고기 등의 육류뿐 아니라 생선·두부·계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꾸준하게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리하게 근력 운동을 하면 오히려 근육이 다칠 수 있으니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가볍게 할 것을 권한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약해지고 탄력이 떨어지므로 운동 전후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