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사상 최초로 얼굴에 마오리족 문신 한 여성이 오후 6시 메인 뉴스 앵커가 됐다.
31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얼굴에 '타모코'라고 불리는 마오리족 전통 문신을 한 언론인 오리이니 카이파라가 뉴질랜드 국영 방송 TVNZ 6시 메인 뉴스를 진행하게 됐다. 마오리족은 약 1,000여 년 전 정착했다고 알려진 뉴질랜드 원주민이다.
보도에 따르면 20년 이상 경력의 저널리스트로 알려진 카이파라는 지난 25일 뉴질랜드 뉴스허브 생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마오리족 여성들을 대표하는 꿈을 이루게 된 소식을 전했다.
인터뷰에서 카이파라는 "내가 타모코(문신)를 한 최초의 6시 뉴스 앵커인 점을 매우 잘 인지하고 있다"며 "내 모든 행보가 마오리족 출신을 비롯한 유색인종의 유리 천정을 깨는 발걸음이 되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카이파라의 뉴스 진행자 역할은 내년 1월 초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그는 "미래에 다시 부름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뉴질랜드 관광청에 따르면 마오리족 전통 문신은 가족의 정체성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며, 일종의 통과 의례 같은 것이다. 전통적으로 마오리족 남성은 주로 얼굴 전체와 하반신에 타모코를 새겼으며, 여성은 주로 입술과 턱에 타모코를 새긴다.
마오리족에게 머리는 신체에서 가장 신성한 부분으로 여겨져, 얼굴에 새긴 문신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카이파라가 턱에 새긴 타모코에 있는 중앙선은 마오리족 언어로 심장을 뜻하는 '마나와(manawa)'라고 불린다. 마나와를 비롯한 문신의 선들은 인생의 여정을 나타낸다. 앞서 카이파라는 4년 전 자신이 98% 마오리 혈통이라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확인한 후 모코를 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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