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신지예 전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사퇴에 대해 “젠더문제는 세대에 따라 시각이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을 자인한다”고 사과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신 전 부위원장이 사퇴했다. 애초에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제 잘못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저는 출마선언을 하며 청년들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겠다고 약속했다”라며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돌이켜본다. 솔직하게 인정한다. 제가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했다”고 자세를 낮췄다.
윤 후보는 “대통령은 사회갈등을 증폭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하고 치유해야 한다”라며 “그것이 정권교체를 위해 제가 대선후보로 나선 큰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성세대가 잘 모르는 것은 인정하고 청년세대와 공감하는 자세로 새로 시작하겠다”라며 “처음 국민께서 기대했던 윤석열다운 모습으로 공정과 상식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 전 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보직 사퇴의 뜻을 밝혔다. 신 전 부위원장은 “나는 오늘 선대위 직을 내려놓지만, 어디에 있든 정권 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 꼭 대통령이 되셔서 n번방 방지법 만들어 주시고, 성폭력 무고죄 법안 공약 철회해 주시라”고 당부했다. 신 전 부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그동안 무엇 하셨느냐. 최고위원의 반발에 자리를 뛰쳐나가고, 성상납 논란으로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지 않느냐”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신 전 부위원장은 새시대준비위에는 계속 남아 활동하겠다 밝히기도 했지만 다시 당이 이를 뒤집는 모습도 연출됐다. 신 전 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수석부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지만 새시대위에는 남는다”라며 “외곽조직에 속한 멤버로 계속 정권교체를 위해 할 일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인터뷰가 공개된 지 2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양수 선대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선 전 수석부위원장은 수석부위원장직 사퇴는 물론, 더 이상 새시대위원회에서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진보 진영에서는 신 전 부위원장의 사퇴 소식에 “사퇴 당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 당한 신지예 부위원장. 쉽게 쓰고 버리는 티슈처럼 청년 정치를 대하는 국민의힘에 분노한다”라며 “국민의힘이 청년 정치인의 영입을 김건희 씨 관련 논란을 잠깐 덮기 위한 이슈메이킹용으로 생각했는지, 신지예 씨가 합류하면 20대 여성 표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어떤 잘못된 종류의 판단으로 그를 영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쉽게 내버리는 것은 기성세대의 부도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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