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반도체 공급을 위해 미국에서만 30만 명의 반도체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반도체 굴기에 나선 중국과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 TSMC가 있는 대만에서도 인력난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 시간)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투자에 나서 인력난에 직면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인력 관리 회사 에이트폴드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오는 2025년까지 약 7만~9만 명의 반도체 인력이 더 필요하다.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최대 30만 명의 인력이 있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인력난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최근 5년간 반도체 업계 종사자가 2배로 늘었음에도 지난해 25만 명의 엔지니어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도 지난해 8월의 경우 2만 7,700명이 부족한 상황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나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인력난은 코로나19의 여파에 따른 칩 수요 증가와 반도체 관련 일자리 기피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WSJ는 최근 몇 년 동안 대졸자들이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선호하고 반도체 제조에 대한 관심은 줄어 인력난이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인력난 해결을 위한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외국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의회를 상대로 입법 로비를 벌이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 5월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의 혁신과 교육을 촉진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 정부는 최근 규슈 지방에 위치한 기술학교에 반도체 과정을 신설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반도체 교육 클러스터에는 TSMC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구마모토현도 포함돼 있다. 반도체 인재 양성을 통해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제패했던 영광을 재연하겠다는 포석이다. 짐 쿤먼 ASML 수석부사장은 “우리는 인재 확보를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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