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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을 찾아 걷다보니 새로운 직업으로 이어져”

[라이프점프×이정원의 창직 탐구_8편] 강세훈 도시여행해설가

도시여행을 통해 도시에 대한 지식과 정보, 해설 제공

체험과 경험 중심의 여행 증가로 여행해설가 수요 증대


긱 경제시대, 이제는 중장년 재능을 활용한 창직이 떠오르고 있다. 창직은 그동안 쌓아온 경력, 지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맞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활동이다. 중장년이 오랫동안 켜켜이 쌓아온 재능은 국가의 기술 자산이자 콘텐츠의 보고와 다름없다. 하지만 인생이모작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고귀한 재능은 쓸모없이 사장되거나 잊혀져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생애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점차 자신의 기술과 노하우 재능을 살려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중장년이 늘어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창직사례자를 통해 인생2막을 직접 설계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통찰의 기회를 가져보자.

이미지=최정문




IT관련 사업을 하던 강세훈 씨는 인생2막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경력을 쌓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평생직장이 될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그러던 중 우연히 TV프로그램에서 프랑스 올레길인 랑도네(Randonnee)를 소개하는 장면을 보게 됐다. 그때 강 씨에게 앞으로의 할 일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숲길을 찾아 소개하는 웹사이트 사업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웹사이트를 구축하려고 보니 길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직접 길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동호회 활동도 했지만 주로 같은 길만 반복해서 다니는 동호회 활동에 아쉬움을 느꼈던 강 씨는 새롭고 걷기 좋은 길을 찾아 15,000km의 둘레길을 걸었다.

어느 때부턴가 사람들이 그에게 길에서 보이는 역사, 문화, 자연에 대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강 씨는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고, 그렇게 찾은 정보를 사람들에게 알려줬다. 사람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도시여행해설가의 첫 시작이었다.

도시여행해설가는 도시 곳곳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여행을 통해 도시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해설하는 전문가이다. 보는 여행에서 체험하는 여행으로의 변화를 추구하며, 다양한 주제로 여행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도시 여행은 도시 곳곳을 둘러보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때 비로소 풍요로운 여정으로 완성된다. 도시여행해설가는 이러한 여행 과정을 통해 독창적인 여행콘텐츠를 제작하고 해설가로서 활동하는 사람이다.

사진=이정원


새로운 길과 마을찾아다녀그 여정을 담아낸 책도 펴내

강 씨는 어느 정도 길과 여행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쌓이자 둘레길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자 했다. 하지만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것 만으로는 경쟁이 될 수 없었다. 그는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고, 소개하고, 이야기해줄 때 가장 만족했었다는 경험을 떠올렸고 이를 콘셉트로 정했다.



도시여행해설의 본격적인 시작은 락앤락에서 워킹 클래스를 맡으면서였다. 2년간 진행한 프로그램은 성공적이었고 인기도 많아졌다. 하지만 강 씨에게는 끊임없는 숙제가 있었다. 매번 한두 군데만 반복해서 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계속 코스를 개발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새로운 둘레길과 새로운 마을과 도심을 찾아 계속 답사를 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사계절 걷기 좋은 서울 둘레길』이라는 책을 쓰게 됐고, 라이나전성기재단에서 진행한 리턴십에서 1등으로 뽑히기도 했다.

강세훈 씨는 자신의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서 활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도시여행해설가는 평생직업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 기관의 문을 두드린 끝에 서울시 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도시여행해설가 양성과정’을 맡아 진행해 도시여행해설가를 양성하게 됐다. 나아가 융합형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타 분야와 업무협약을 맺는 사업을 진행해 DMZ여행, 요트여행, 취미체험여행, 지역 밀착형 마을여행을 만드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강 씨가 도시여행해설가를 처음 창직했을 때에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규정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둘레길 분야는 새로 들어온 분야이다 보니 할 수 있는 것은 많았지만, 확실하고 오랫동안 평생직업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발견한 분야가 둘레길 여행이었다. 수많은 둘레길 중에 좋은 길을 찾고 이야기를 덧붙여 나갔다. 이렇게 시작된 둘레길 여행이 도심골목길 여행까지 확대됐다.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발굴하고 그와 관련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해 갔다. 이러한 어려움들은 사람들이 꾸준히 계속 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할 일이 많고 오랫동안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강 씨의 자신감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사진=이정원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요즘 사람들은 국내의 숨은 관광 명소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이제 여행의 트렌드는 단순히 보는 관광이 아닌 체험과 즐거움, 경험하는 여행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치구나 문화재 단위로 문화해설사 역시 꾸준히 양성되고 있다. 하지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여행 해설 기획자는 부재한 상황이다. 도시여행해설가 과정을 수료하면,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골목여행, 문화해설여행, 소소한 걷기 여행 등 다양한 주제 프로그램에 참여해 여행해설가 또는 해설가 양성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도시여행해설가는 코로나로 국내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요즘, 새로운 둘레길, 도심여행길을 발굴함으로써 앞으로도 여행에 대한 새로운 분야를 계속 발굴해 나가며 활동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여행은 얼마나 여러 곳을 보느냐가 아니라 방문한 곳을 얼마나 많이 보느냐이다”라고 여행작가 크레이크 스토티(Craig Storti)는 말했다. 이제 여행의 트렌드는 단순한 관광이 아닌, 체험과 즐거움, 경험하는 여행으로 변하고 있다. 강세훈 씨는 이러한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파악하고, ‘도시여행’이라는 세분화된 콘셉트로 새로운 길을 연 창직 모델이다.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에도 새로운 변화는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인생 2라운드를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읽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도시여행해설가 강세훈 씨는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남보다 미래를 먼저 통찰해서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창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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