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나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의 가스 수송량도 계속 줄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러시아가 폴란드를 통해 독일로 들어가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가스 운송도 2주 가까이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가스관의 공급도 줄인 것이어서 유럽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은 슬로바키아 가스운송회사 '이유스트림'(Eustream) 자료를 인용해 우크라이나를 통과해 슬로바키아로 간 가스 물량이 2일 3,550만㎥로 전날의 4,950만㎥에 비해 28% 줄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슬로바키아 운송량이 지난달 31일 8,380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운영사 OGTSU 측은 지난달 24일에도 "러시아 가스프롬이 우크라이나를 통한 가스 운송을 하루 1억900만㎥에서 8,770만㎥로 19.5% 줄였다"고 밝힌 바 있다.
자료로 미뤄볼 때 가스프롬은 지난달 하순부터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이용하는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량을 지속해서 줄여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스프롬은 지난 2019년 우크라이나 측과 체결한 2020~2024년 장기 가스 운송계약에 따라 2021년부터 매년 400억㎥(하루 약 1,950만㎥)의 가스를 운송하기로 돼 있다. 2020년에는 650억㎥(하루 1억7,800만㎥)를 운송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통해 2020년 558억㎥의 가스를 운송해 896억㎥를 운송한 2019년에 비해 운송량을 37.7% 줄였다. 뒤이어 2021년 1월~11월에는 383억㎥를 운송해 2020년 같은 기간(501억㎥) 대비 또다시 23.6% 축소했다.
이에 대해 가스프롬은 “소비자인 유럽 국가들의 구매 신청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가스 수입국들이 이미 필요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추가 구매 신청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급을 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 내에선 러시아가 지난 9월 완공한 러-독 직결 가스관 '노트르 스트림-2'에 대한 독일과 유럽연합(EU)의 조속한 가동 승인을 압박하기 위해 공급량을 고의로 줄이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가스프롬이 100% 지분을 보유한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사업 주관사 '노르트 스트림 2 AG'는 지난 9월 초 독일 당국에 가스관 가동 승인 신청 서류를 제출했으나 승인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가스관이 가동되기 위해선 독일과 EU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편 지난달 21일부터 멈춘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독일로의 러시아 가스공급은 3일 현재 여전히 재개되지 않고 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