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 급락으로 경고등이 켜진 국민의힘이 해체 수준의 선거대책위원회 개편을 예고했다. 윤 후보는 “처음 국민께서 기대했던 윤석열다운 모습으로 공정과 상식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침묵했다. 주호영·권성동·권영세·원희룡 등 6명의 본부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고 김기현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도 사퇴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한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중에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윤 후보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제대로 원인을 진단한 뒤 처방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 첫째 원인은 미래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말실수까지 자주했기 때문이다.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과 이에 대한 사과 미흡 등은 윤 후보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켰다. 이 대표의 선대위 업무 거부와 당 내홍 확산 등은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재촉했다.
윤 후보는 앞으로 성실하게 비전과 정책 등을 준비해서 내놓고 한 치의 실수도 하지 말아야 한다. 시대정신에 맞춰 과학기술 초격차 확보를 통한 성장 엔진 재점화 비전을 밝혀야 할 것이다. 또 윤 후보는 부인의 경력 의혹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 당내 갈등과 관련해서 윤 후보는 낮은 자세로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이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일절 비판하지 않으면서도 연일 윤 후보를 깎아내린 데 대해 국민과 당원에게 사죄해야 한다.
다수의 국민들이 바라는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한다면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역사에 큰 죄를 짓는 셈이다. 따라서 선대위 개편 과정에서도 ‘땜질 쇼’로 그치지 말고 진정한 반성과 쇄신을 해야 한다. 김 위원장을 포함해 선대위 자체를 완전 해체하고 윤 후보가 정책 실무진과 함께 심기일전해서 새 출발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야권 후보 단일화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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