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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접었다 다시 꺼낸 재난지원금, 나랏돈이 與 쌈짓돈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두 달 전 반대 여론에 밀려 접었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다시 꺼냈다. 이 후보는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원하는 지원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의 소비쿠폰”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1인당 50만 원에 못 미치는 정도를 지원했는데 최소 100만 원 정도는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25조~30조 원 정도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야 하는데 이는 설 전에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전날에도 모든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으므로 국가 재정을 통한 지원·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은 소상공인의 코로나19 손실을 보상하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100조 원 규모로 추경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국민 위로 및 보상 명목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주자고 제안했고 민주당은 1인당 20만 원씩 올해 초 지급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부까지 재정 상태를 들어 난색을 표하고 여론도 싸늘해지자 거둬들였다. 재난지원금 재원을 마련하려면 국채 발행 방식으로 빚을 내야 하므로 재정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그러잖아도 올해 국가 채무는 1,064조 원을 넘기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50%로 급등한다.

그런데도 여당은 쌈짓돈 풀 듯이 설 전 재난지원금 지급을 언급하는 등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대선이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손바닥 뒤집듯 자신들의 말을 바꾼 것이다. 표심을 겨냥한 ‘선거용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후보 측은 철회를 시사했던 국토보유세도 ‘토지이익배당금제’로 둔갑시켜 도입 방침을 언급하는 등 계속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 후보는 신년 회견에서 기술 주도권 확보와 첨단산업 육성 등을 통해 “국력 세계 5위, 국민소득 5만 달러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역설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주장이 조금이라도 신뢰를 얻으려면 포퓰리즘 공약부터 걷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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