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 담당 직원 이모(45)씨가 수백억원 대의 금괴를 구매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씨가 지난달 한국금거래소에서 1kg짜리 금괴 850여개를 매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구매 경위와 운반 방법, 금괴의 소재 등을 추적 중이다. 현재 금괴 1㎏은 약 8,000만원을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이씨가 사들인 금괴의 액수는 6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횡령금 중 일부가 금괴 구입에 사용했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찰은 이 외에도 이씨가 지난해 12월 30일 잠적하기 직전 경기 파주에 있는 건물을 부인과 여동생, 지인에게 1채씩 총 3채 증여한 정황도 파악해 자금 횡령과 관계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씨는 수년 전부터 이 건물을 소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밖에 이씨가 빼돌린 횡령금을 여러 개의 계좌로 분산 송금한 정황도 파악해 이에 대해서도 추적하고 있다.
이씨는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자금 담당 업무를 맡으며 잔액 증명서를 위조하고 공적 자금을 개인 은행 계좌나 주식 계좌로 이체하는 방법으로 회사 자금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씨의 횡령액은 회사 자기자본(약 2,047억원) 대비 약 9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상장사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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