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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다 잊고 함께” 李 “1분 1초도 낭비 안해”…이준석 운전해 평택行

尹·李 63일 내전 극적 합의해

'사퇴 결의문' 채택 직전 봉합

尹 "제가 부족, 다 함께 뛰자"

李 "수단 가리지 않고 협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새 선거대책본부를 띄운 지 하루 만에 이준석 대표까지 껴안았다. 윤 후보의 “국민들이 원하는 처음의 윤석열로 돌아가겠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윤 후보는 이날까지도 새 선대본의 전략을 거부하던 이 대표를 설득해 결국 '원팀'을 이끌어냈다. 이 대표는 미래 세대인 청년이 중심이 되는 선거 전략을 끝내 관철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11월 5일 경선 이후 6070의 지지를 받는 윤 후보와 2030의 염원으로 당 대표에 오른 이 대표가 결국 화학적 결합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의 ‘원팀 선언’은 드라마틱했다. 사실 이날 오후 8시께까지도 극적 합의는 예상하지 못했다. 오전부터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정면 충돌했다.

파열음은 이 대표가 전날 제안한 연습 문제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아침 지하철 인사를 윤 후보가 홀로 여의도역에서 진행하면서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대표의 취지는 함께하자는 것이었는데 윤 후보가 이 대표를 배제한 채 지하철 인사에 나섰다는 것이다. 돌아온 윤 후보는 최고위원회에 원희룡 정책본부장을 유임시키고 권영세 의원을 사무총장에, 3선의 윤재옥 의원을 상황실장에, 재선의 이철규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이 의원 인선을 반대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 의원이 윤핵관의 핵심인 권성동 의원과 가까운 인사라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핵관 문제로 기존 선대위를 이끌던 ‘원톱’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물러난 상황에 또다시 관련 인사를 임명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다 못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 사실상 사퇴를 권고하며 내홍은 내전 상황으로 번졌다. 윤 후보 측과 이 대표가 부딪혀왔지만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거쳐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은 처음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의총을 열고 5시간의 격론 끝에 이 대표에게 사실상 사퇴를 권고했다.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 “당 대표의 그간 언행에 심각한 일탈이 있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절대다수 의원들은 당 대표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향후 이 같은 사태가 재발될 경우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결의한다”는 합의문을 전달했다. 이는 이 대표가 또다시 윤 후보와 선대위를 향해 해당 행위에 가까운 행동이나 발언을 할 경우 사퇴하라는 최후 통첩 수준의 경고였다.

사실 이날 의총은 전날 “처음으로 돌아가겠다”며 기존 선대위를 해체하고 새 출발을 선언한 윤 후보와 의원들이 원팀의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 대표의 돌발 행동으로 의총이 당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토의 장으로 바뀌었다. 윤 후보는 전날 김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핵관의 자리를 없애면서도 이 대표를 향해 “나서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또 이를 뿌리치면서 의총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선대위가 새로 뛰기 시작한 날부터 이 대표가 딴지를 걸면서 국민들께 약속한 쇄신마저 훼손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의총에서는 이 대표와 함께 당 지도부를 구성하며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던 의원들까지 사퇴 결의를 제안했다. 결국 의원들은 ‘조건부 사퇴 결의문’을 채택하며 이 대표를 사실상 당에서 고립시킨다는 데 합의했다.

의원들의 압박에 이 대표는 이날 오후 5시께 의총에 참석해 “의원들께서 의견을 모아 복귀를 명령하시면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또 당 최고지도자가 된 윤 후보에게 ‘연습 문제’라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불편하시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선거 60여 일을 앞둔 지금 시점에 저희는 동의하고 나가야 할 게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한 대전략이 무엇인지 저는 계속 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짜 젊은 세대의 표를 받아오고 다시 한번 ‘세대 포위론’ ‘세대 결합론’을 할 생각이 있다면 구체적인 논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복귀 시사로 공은 다시 윤 후보에게 넘어갔다. 2030과 6070을 중심으로 한 선거 전략을 받아들일지와 이 대표를 어떤 직책으로 복귀시킬지는 당무 우선권을 가진 윤 후보가 정해야 했다.

당사에서 상황을 전해 들은 윤 후보는 의총장으로 향했다. 이후 이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원팀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5일 경선 이후 이 대표의 선대위 일정 거부에 이어 사퇴까지 이어진 내홍은 매듭지어졌다. 경선부터 대선(3월 9일)까지 125일의 기간 중 절반(63일)을 쓴 봉합이다. 두 사람이 합의 후 의총장에 입장하자 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합의를 중재한 김기현 원내대표는 “자랑스러운 윤석열 후보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앞서가는 이준석 대표의 힘을 합쳐 꼭 3월 9일 대선 승리를 위해 같이 갈 수 있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이 대표는 “(대선) 전 기간에 우리 후보의 당선을 의심한 적 없고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이 긴 인고의 시간 통해 다시 한 방향으로 뛰게 된 만큼 오늘부터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윤 후보도 “이제 다 잊어버리자”며 “대선과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 당이 재건하고 또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고 국민에게 행복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그런 수권 정당으로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뛰자”고 호소했다.

원팀을 이룬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첫 공개 민생 행보로 평택행을 택했다. 평택 물류센터 화재 진압에 투입돼 참변을 당한 소방관 3명의 빈소를 찾기 위해서다. 운전대는 이 대표가 잡았다. 이 대표는 “제가 국힘당 대표로서, 그리고 택시운전자 자격증 가진 사람으로서 후보를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느냐”며 윤 후보에게 예의를 표했다.

이 대표는 당초 선대위를 꾸릴 때 본인이 운전하고 윤 후보가 동석하는 ‘청소차(청년과 소통하는 차)’를 주장했다. 윤 후보가 이날 이 대표의 전기자동차를 타고 평택으로 향하면서 두 사람은 본격적인 공동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변화와 단결’ 의원총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왼쪽은 총회에 불참한 이준석 대표의 자리. /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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