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정보를 북한 측 인사에게 제공하는 등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새터민이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수원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7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3년 6월에 자격정지 3년 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2007년 탈북한 A씨는 국내에 정착한 뒤에도 북측에 있는 형과 지속해서 연락을 주고받던 중 "너와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2018년 5월 중국을 거쳐 함경북도 국경지대로 가서 형과 북측 인사를 만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북측 인사로부터 탈북 브로커와 경비대 군인에 관한 정보, 북한군 자료를 남측에 넘기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달라는 말을 듣고 "최대한 해보겠다"는 취지로 승낙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수차례에 걸쳐 탈북민과 그들의 재북 가족에 대한 정보를 북측에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형의 안위를 염려해 협조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이 만난 북측 인사가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고, 자신이 전달한 탈북민 등 정보 등은 국가기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찰의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며 항소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원심에서 스스로 '북한 인사가 북한 보위국 소속이라고 생각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고 밝힌 뒤 "탈북민과 그들의 재북 가족에 대한 정보는 일반인에 공지되지 않은 정보이고, 북한 당국이 이를 대남선전에 이용하는 등 대한민국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국가기밀에 해당한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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