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전날보다는 나아졌지만 또다시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은 0.13%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각각 -0.47%, -0.096% 떨어졌는데요. 연준이 삼중펀치, 테이퍼링 종료와 기준금리 인상,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를 올해 동시에 한다는 데 대한 부담감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1.75%를 돌파했습니다. 이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오름세가 여전한데요.
오늘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정책전환이 내년 초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연준이 양적긴축(QT)을 어떻게 해나갈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위드 코로나 정책도 같이 전해드립니다.
“인플레 있을 때는 U턴 어려워…완전고용 가까워 통화정책 전환 구실 찾기 어려워”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이날 야후파이낸스에 나와 “연준이 인플레이션의 역동성을 잘못 판단해 너무 오래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주장에 머물러 있었던 결과 극적으로 긴축을 해야만 한다. 그것이 가장 큰 리스크”며 “지금은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서 동시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어제 시장이 반응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 있었던 기자회견과 회의록과의 차이가 증시하락을 불러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리언 고문이 날카롭게 짚은 대로 사실 12월 FOMC 기자회견에서는 단순히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 논의만 했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회의록을 보니 기준금리 인상 뒤, 멀지 않은 시점에 QT를 할 것임이 드러났죠. 이러다 보니 “어? 생각과 다르네”라는 인식이 퍼진 겁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야 당연히 해당 내용을 기자회견 때도 알았겠지만 일부러 수위조절을 한 셈입니다. 연말에 시장 불안을 원하지는 않았겠죠.
이제 경기침체 관련 내용입니다. 에리언 고문은 연준의 과도한 대응이 내년 초 미국 경제를 경기침체로 몰고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리스크다. 우리는 연준이 너무 늦거나 경기침체로 몰고 가는 상황이 과거에는 없었다”며 “올해 말에는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겠지만 그것이 잘못된 이유로 내려올 수 있다. 우리는 연준이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서 인플레가 내려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4차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회의록 공개 이후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73%이고 올해 12월까지 4차례 금리인상 확률도 41%나 되는데요.
물론 연준도 방향을 틀 수 있죠. 가까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도 긴축을 하다가 경기가 안 좋아지자 돌아선 적이 있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에리언 고문은 “연준은 U턴을 할 수 있다. 2018년 1월에도 그랬다”면서도 “인플레가 이슈가 아니라면 가능한데 지금은 인플레가 이슈이며 고용도 연준이 말하듯 완전고용에 가까워 구실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플레이션만 없다면 연준은 통화정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지나친 금리인상과 긴축이 경기둔화를 불러오고 이것을 넘어 침체 조짐이 보인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지요. 그러나 인플레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고용도 완전고용에 가깝죠. 스스로 커다란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불라드, “3월 금리인상 가능하다”…대차대조표 축소한도 지난 번 2배인 1,000억 달러 될 수도
에리언 고문의 말을 조금 더 전해드리면 그는 그래서 연준이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봅니다. 늦으면 늦을수록 브레이크를 더 과격하게, 많이 밟을 수밖에 없고 경기침체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죠.
이와 관련해 연준 내에서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첫 번째 금리인상이 3월에 있을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보다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올해 있을 후속 금리인상은 인플레이션 정도에 따라 앞당겨지거나 뒤로 밀릴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3월 금리인상 가능성 얘기야 많이 들은 것이지만 연준 내에서 이런 발언이 공식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파라고 하지만 연준 내 분위기가 강한 대응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시장 분위기(3월 가능성 73%)도 그렇고 앞으로는 3월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상황을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불라드 총재는 또 “대차대조표 축소와 금리인상을 병행할 수 있다”는 식으로도 말했는데요. 오늘은 대차대조표 축소방안과 관련해 좀더 진척된 전망이 나왔습니다. 일단 지난 번(2017~2019년)보다는 빠르고 공격적으로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데, 앞서 연준은 2017년 10월부터 분기마다 100억 달러씩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 시작했었습니다. 그 이후 규모를 500억 달러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했었는데요.
JP모건체이스는 이번에는 그 규모가 1,000억 달러로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노무라는 600억 달러로 추정한다는데요. CNBC는 “양적긴축은 예상보다 빠를 수 있으며 연준이 금리인상보다 대차대조표 축소에 기댈 수 있고 총액은 줄이면서도 모기지 매입에 쓰던 것을 국채 쪽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어쨌든 구체적인 내용은 좀 더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쯤에서 또 궁금한 게 결국 기술주와 증시 방향일텐데요. 이날 월가의 반응을 보면 전날 나스닥이 3.3% 넘게 빠진 것을 두고 과도하냐 아니냐 말이 많았습니다. 이날 CNBC 방송에는 “더 많은 고통(pain)이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얘기가 꽤 있었습니다. 헤지펀드가 지난 달 30일부터 4일까지 기술주를 투매했으며 이는 지난 10년 간 보지 못했던 속도라는 CNBC의 보도도 있었는데요. 반면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기술주 매각과 관련해 “출구 쪽을 향하지 마라”고 했지요. 이번 기회에 거품이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긴 합니다.
기술주와 관련해서는 SoFi의 투자전략 헤드인 리즈 영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겠는데요. 그는 “시장에는 금리인상 사이클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많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하락장에서 들어온 신규 개미투자자들이 많지요. 이들이 공포감에 휩싸일 수도 있지요.
에리언 고문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시장상승을 떠받치던 두 가지 요인 가운데 하나인 연준의 유동성 공급은 끝났다”며 “다른 한 요인은 사람들이 낮은 가격(dip)에 사려고 하는 행동인데 문제는 이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고 점쳤습니다.
“바이든, 미국인들 코로나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도록 준비”…“뉴욕시장, 우리는 코로나에 대해 완전무장했다”
마지막으로 위드코로나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제1의 도시 뉴욕시의 방침을 간단히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코로나 대응 방침은 미국 경제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알아야 할 부분인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 계속해서 짚어드린 대로 이제 미국은 코로나와의 동거를 완전히 굳혀가는 모습입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코로나를 삶의 일부로 보도록 하려고 한다”며 “미국이 바이러스에서 독립에서 가까워졌다고 한 데서 방향을 틀어 바이러스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는데요.
말 그대로 코로나 백신과 부스터샷을 맞은 이들은 오미크론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리면서 코로나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선에서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죠. 이것이 중요한 것은 ‘통제가능=일상생활 지속’의 뜻을 갖기 때문입니다.
앞서 백악관도 학생들이 계속해서 등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지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간 바이든 대통령의 보건자문위에서 활동했던 전직 자문위원 중 6명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코로나19 대응전략을 ‘위드 코로나’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건의했다고 합니다.
이날 신임 뉴욕시장인 에릭 아담스 역시 “우리는 코로나와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2020년이 아니다. 2022년”이라며 “2020년에는 코로나로 타격을 받았지만 도구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무장했다”고 덧붙였는데요. 백신과 부스터샷으로 중무장했다는 말입니다. 모든 뉴요커가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인데요.
실제 오미크론 확산에도 중환자는 감소세입니다. WSJ에 따르면 뉴욕주 최대 병원네트워크인 노스웰헬스는 최근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중환자실(ICU)까지 가는 비율이 약 10%라고 밝혔는데요. 종전 유행 때에는 이 비율이 25∼35%에 달했습니다. 뉴욕주 집계 결과 지난해 1월5일 코로나19로 입원한 전체 환자 8,665명 가운데 1,408명이 ICU에 갔지만, 올해는 전체 입원자 1만867명 가운데 1,359명이 ICU로 보내졌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입원자 수는 증가했지만 중환자실로 가는 이들은 줄었다는 얘기죠. 백신 접종을 마친 환자들의 회복도 빠르다고 합니다.
연준의 뒤늦은 정책대응에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어쨌든 경제활동 재개와 소비는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에도 어느 정도 꾸준함을 이어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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