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촉법소년 기준을 만 14세에서 12세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청소년들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 상태가 성인과 큰 차이가 없고 범죄 수법과 잔혹성이 성인 못지않은 경우가 많아 국가 사회적으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며 이 같은 공약을 내놓았다. 안 후보는 촉법소년 범죄의 심각성과 관련해 촉법소년 소년원 송치 인원이 2020년 기준으로 9,606명으로 4년 전 6,576명에 비해 3,030명 늘어난 수치를 제시했다. 그는 “과거 인천 중학생 집단폭행 추락사나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을 보면 범죄의 악랄함과 잔혹성이 조폭 뺨치고 있다”며 “이런 범죄에 관용을 베풀 어떤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촉법소년 기준 하향은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0월 청년정책 공약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안 후보는 나아가 소년법상 소년 연령을 현행 19세 미만에서 18세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 피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진 것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안 후보는 “선거 연령이 18세로 하향되어 권리를 갖게 되었다면,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의무도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소년법은 소년의 최대 형량을 제한하고 가급적 구속을 하지 말도록 하고 있다.
안 후보는 청소년 범죄에 대해 ‘회복적 사법’에 기반한 프로그램 의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안 후보는 “가해 청소년이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 받는지 깨닫게 해주고, 피해자도 가해자에게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해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죄를 통해 상처를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법무부 산하에 교화 전문가 중심으로 ‘청소년의 회복적 사법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또 안 후보는 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서 인성·윤리·사회성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자신의 이기심으로 인해 주변에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 범죄나 나쁜 짓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과 사회적 고립이 뒤따른다는 점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며 “지난해 8월25일 여주에서 발생한 ‘노인 담배 셔틀 사건’ 같은 패륜적 행위는 법적 처벌 이전에 초기 인성과 사회성 교육을 통해서 방지하겠다는 교육적 차원의 고민을 국가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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