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의 한 방파제에서 심해어인 산갈치가 잡혔다. 일각에서는 산갈치처럼 깊은 바다에 사는 심해어가 방파제까지 올라온 것이 지진 전조증상 아니냐며 불안해하나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해석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 강원 강릉시 옥계면 금진항 방파제에서 낚시 중이던 윤모(30)씨는 길이 3m 크기의 산갈치 한 마리를 잡았다. 산갈치는 물 밖에서 3시간 가량 살아있다가 죽었다. 윤씨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한참 후에 다시 끌어올리다 보니 수초 더미 같은 게 달려 있어 자세히 보니 살아있는 산갈치였다”며 “너무 무거워 낚싯줄을 끌어올릴 수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갈치가 귀중한 자료이므로 관련 연구기관에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산갈치는 한국와 일본을 비롯한 태평양과 인도양 등에 서식하는 심해어류다. 갈치와 비슷하고 옆으로 납작하며, 띠 모양으로 길다. 산갈치는 수심 200~1,000m에 서식하는 몸길이 최고 17m에 이르는 심해어이지만 먹이인 크릴을 찾아 해수면 근처까지 오면서 연안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례가 드물게 있다고 한다. 비슷한 형태의 투라치와 함께 파도에 밀려 나와 해안에서 간혹 발견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산갈치나 투라치와 같은 심해어 출현이 지진 전조증상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산갈치의 출현이 지진 전조증상이라는 데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일본 도카이대와 시즈오카현립대 공동연구진이 미국 학회지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11년까지 20년간 일본 근해에서 산갈치 등 심해어가 목격된 뒤 한 달 이내 지진 발생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일치하는 경우는 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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