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의 코앞에 있는 톈진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감염자 발생으로 사실상 ‘봉쇄’되면서 중국 정부가 초긴장 상황에 돌입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20여 일 앞두고 지역 봉쇄가 확대되면서 올림픽 운영 차질과 함께 경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9일 중국 보건 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일 톈진직할시에서 3명이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으로 신규 확진됐다. 이 가운데 2명은 오미크론에 의한 감염이라고 위건위는 설명했다. 오미크론 감염자들은 최근 이 도시를 벗어난 적이 없다고 한다. 중국 내에서 최초의 오미크론 지역사회 감염인 셈이다.
톈진에서는 지난해 12월 입국자 검역 과정에서 처음 오미크론이 발견된 것으로 보고됐다. 톈진 방역 당국 측은 “톈진의 발생 현황을 봤을 때 최소한 3차 이상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앞서 관영 신화통신은 전일 20명의 ‘양성’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의 시스템은 핵산 검사의 양성 환자 가운데 다시 ‘확진자’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환자가 실제로는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톈진시 당국은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 관내 29개 주거 단지를 봉쇄하는 한편 이날 오전부터 전체 시민 1,500만 명에 대한 코로나19 전수 검사에 돌입했다. 또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톈진을 벗어나지 말라며 사실상 이동을 제한했다. 톈진의 코로나19 발병은 베이징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 서울과 인천의 관계처럼 베이징과 톈진은 같은 생활권으로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등에서 ‘톈진 봉쇄 임박’ 등의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라”고 밝혔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당국에 확인한 결과 톈진 봉쇄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그나마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다는 중국에서 오히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의 코로나19 환자 발생 숫자는 한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적지만 대처 방식이 논란거리다. 한 명이라도 발생할 경우 강압적인 봉쇄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시성 시안의 경우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단행된 전면 봉쇄가 이날 기준 19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달 4일에는 허난성 정저우 등이 환자 발생으로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 코로나19가 더 북상하면서 이제 베이징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특히 오는 17일부터는 올해 춘제(중국의 설날) 특별 수송 시간(춘윈)이 시작된다. 당국은 농민공 등을 대상으로 ‘현지에서 춘제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기간 철도 등 교통수단을 이용할 경우 48시간 내 음성 확인서 지참을 의무화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확산과 봉쇄 확대는 이미 소비 둔화 및 부동산시장 침체와 싸우고 있는 중국 경제에 위험도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