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촉법소년 기준을 만 14세에서 12세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촉법소년이란 형법을 어긴 10세 이상 14세 미만 미성년자로 범죄를 저질러도 형법 처벌 대신 소년법 처분을 받는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는 청소년들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 상태가 성인과 큰 차이가 없고 범죄 수법과 잔혹성이 성인 못지않은 경우가 많아 국가 사회적으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며 이 같은 공약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2018년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 2017년 부산 중학생 집단 폭행 사건 등을 언급하며 “범죄의 악랄함과 잔혹성이 조폭 뺨치고 있다. 이런 범죄에 관용을 베풀 어떤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촉법소년 연령을 14세 미만으로 정한 것은 1958년이었다”며 “63년이 지났다. 그때의 14세와 지금의 14세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촉법소년 소년원 송치 인원이 2020년 기준 9,606명으로 4년 전 6,576명에 비해 3,030명 늘어났다며 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나아가 소년법상 소년 연령 또한 현행 19세 미만에서 18세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연령이 18세로 하향 되어 권리를 갖게 됐다면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의무도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처벌 강화 뿐만 아니라 회복적 사법에 기반한 프로그램 이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안 후보는 “가해 청소년이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 받는지 깨닫게 해주고, 피해자도 가해자에게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해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죄를 통해 상처를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법무부 산하에 교화 전문가 중심으로 ‘청소년의 회복적 사법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촉법소년 범죄 처벌 강화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치권도 이에 발을 맞추고 있다. 국회에는 촉법소년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촉법소년 연령 기준 만 13세 또는 12세로 하향 등을 담은 소년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된 상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지난해 10월 촉법소년 연령을 12세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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