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현지 정부가 현재 상황이 안정됐다고 발표했다.
9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보건부는 지난 한 주 동안의 시위로 16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사망자 중 103명은 수도인 알마티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AP는 이 사망자에 민간인만 포함된 것인지 군경 등도 포함된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일 카자흐스탄 내무부(경찰) 공보실은 시위대 26명이 사살됐으며 군경 등 보안요원 18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시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실은 "많은 전략 시설들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들의 평화유지군의 보호 아래 이전됐다"며 "전 지역의 상황이 안정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사법기관이 행정건물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으며, 주요 서비스도 복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CSTO는 옛 소련권 안보 협의체로, 카자흐스탄의 요청으로 CSTO는 지난 6일 러시아 공수부대를 포함한 평화유지군 2,500명을 파견했다. 로이터는 당국이 구체적인 전략시설을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 앞서 러시아 항공우주국이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주변의 보안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카자흐스탄 국가보안위원회(KGB) 공보실은 카림 마시모프 전 KGB 위원장과 여타 인사들을 반역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권력 다툼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마시모프 전 위원장은 지난 2019년 퇴임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카자흐스탄 대통령하에서 두 차례 총리를 역임했으며 대통령 행정실장도 지낸 나자르바예프의 측근이다. 2016년부터는 KGB 위원장으로 활동했는데 이번 시위가 일어난 뒤 6일 해임됐다. 도이체벨레(DW)는 “마시모프 전 위원장의 체포는 권력 다툼을 암시한다”고 보도했고 BBC도 “체포는 카자흐스탄 정부 내 권력 투쟁에 대한 소문을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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