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신규 원자력 발전소에 5,000억 유로(약 680조 원)를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프랑스의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또 “2030년까지 기존 원자력 발전소에 500억 유로를 투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EU가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 자원으로 분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EU 집행위원회(행정부 격)는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분류체계(그린 택소노미)’ 상 녹색 투자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녹색분류체계는 어떤 경제 활동이 온실가스 감축 및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 명시해, 이런 활동에 더 많은 자금이 흘러가도록 유도한다.
EU가 지난달 말 회원국에 보낸 녹색분류체계 초안에는 원전에 대한 투자를 2045년까지 녹색으로 분류하고,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을 위한 투자는 2040년까지 지속가능한 투자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는 탄소 배출량이 설정된 기준 범위 안에 머문다는 조건으로 2030년까지 녹색 투자로 간주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EU 회원국들은 강하게 충돌했다. 전력생산의 약 70%를 원전에 의존하는 프랑스와 폴란드·체코·핀란드 등은 이에 찬성했고,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과 오스트리아·포르투갈 등은 반대했다. 이날 인터뷰를 한 브르통 위원은 원전에 친화적인 프랑스의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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