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새해 출발이 만만치 않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감염자가 유례없이 늘고 있다. 국제정치 질서는 대결 구도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양적완화를 거둘 채비를 하자, 달러 가치가 치솟으며 개도국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치솟던 주택 가격도 하락 가능성 논쟁이 벌어지면서 눈치전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는 모두에게 예외 없기 때문에 2년이 지난 지금, 전국민 스트레스 지수는 아마 사상 최고치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국가적 차원에서 사적인 문제까지 과민반응하고, 갈등이 깊어진다.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독일의 사회철학자인 울리히 벡(Ulrich Beck)은 현대 사회를 위험이 상시화되는 위험사회로 규정하며, 성공적으로 과학기술과 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현대의학으로 확인된 질병은 약 3만 종에 달하는데, 75%는 치료법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크게 보면 늘 존재하던 상시적 위험이 바로 나에게 직접 나타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편할 듯 하다. 팬데믹이라는 예외적 상황이 사라져도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28%가 살아가는 동안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다고 한다. 특히 주목해야 것은 불안장애가 9.3%나 되고, 우울장애도 7.7%나 된다는 점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두 힘들어 하면서 마음이 흩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상시적 위험으로 마음 챙김이 중요해졌다. 치유법도 각양각색이다. 생각을 유연하게 해서 감성지능(EQ)을 높이자는 견해, 마음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명상을 하거나 종교에 귀의하는 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 대전환으로 모두 부적응하고 있으니 마음을 다시 챙겨 평온을 얻자는 것이다.
나는 2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싶다.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은 나만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좌절하는 것이다. 스스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깍아내리지 말자. 우리는 통상 남과 비교할 때 우월하거나 영향력이 큰 사람과 비교한다. 이런 식의 비교는 자신만 더 흔들리게 한다. 두번째 방법은 상황을 단순화해서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다. 세상은 모두 영향을 주고 받으며 연결돼 있다. 너무 많은 변수를 고려하면 오히려 혼란만 커진다.
흔히 현재 상황을 대전환 시대라고 한다. 기후위기,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 극단적인 양극화 등 엄청난 역사적 변화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또한 사회가 너무 다원화되었다. 바로 이때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사상 초유의 일인 만큼 대전환의 해법을 제시할 전문가는 없다. 그렇다면 나만의 방법을 찾아서 스스로 마음의 평온을 찾아야 한다. 2022년은 마음의 중심을 잡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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