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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멸공' 외치는 정용진에 "그럴거면 군대 가셨어야"

방송인 김어준씨/서울경제DB




'멸공'(滅共·공산주의를 멸하자)이라는 단어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행보가 정치권으로까지 번지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인 김어준씨가 "멸공할 거면 군대 가셨어야 한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김씨는 10일 자신이 진행을 맡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 부회장을 겨냥, "자기는 군대 빠지면서 무슨 멸공이냐"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방송에 나온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기자 시절 삼성가의 병역 면제를 취재한 바 있다면서 "일반인들의 병역 면제율이 보통 6%대이고, 재벌가가 한 33%대인데 삼성가만 유달리 73%였다"면서 "삼성가인 CJ 이재현 회장은 유전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허리 디스크, 정용진 부회장은 과체중 이런 이유로 면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정 부회장이 군면제를 받기 위해서 일부러 체중을 불렸다고 주장하면서 "정 부회장이 서울대 서양사학과 대입 때 학생 카드에 키 178㎝에 체중이 79㎏라고 적었다"며 "몇 년 뒤에 신체검사 받을 때는 체중이 104㎏이었다. 당시 178㎝의 키면 면제 기준이 103㎏이었다. 딱 1㎏ 넘어서서 아슬아슬하게 체중을 초과해서 면제받았다"고 했다.

이같은 김 의원의 주장에 김씨는 "그러고 나서 체중을 빼고 지금도 평상시 체중을 유지하시는 것 같은데 멸공할 거면 군대 가셨어한다"고 정 부회장을 정조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 그룹 제공




여기에 덧붙여 김 의원은 "멸공이라고 하는 건 단순히 반공, 승공의 개념을 넘어서서 그냥 뿌리째 뽑는 것, 박멸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건데 남들 귀한 자식들 다 군대 내보내면서, 전쟁터로 내보내면서 본인은 안 갔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거듭 정 부회장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5일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글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측은 해당 게시물을 "신체적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삭제했다.

이후 정 부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담긴 기사 캡처 화면에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이것도 지워라' 등의 해시 태그를 담은 게시글을 올리며 불만을 드러냈고, 인스타그램 측은 정 부회장의 게시글을 복구했다.

이같은 정 부회장의 '공산주의가 싫다', '멸공' 주장은 국내에서 정치권 논쟁꺼리로 번진데 이어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등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홍콩 영자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일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을 기사로 다뤘다. SCMP는 '한국 억만장자 정용진, 인스타그램이 자신의 게시글을 삭제하자 분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멸공을 적었다가 삭제 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재벌은 공개적인 입장표명을 지양하는데 정 부회장은 다르다"며 신세계그룹이 정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와 거리두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도 '중국 시장에서 손실 때문에 멸공?' 이라는 기사를 실으며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을 다룬 한국기사를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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