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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하게 짓던 아파트…사고 전부터 자재 던진다는 민원도"

12일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은…

"매일 외국인 노동자 봉고차 타고 와"

실종 가족들 "구조 상황 알려달라" 호소

정부 관계자 잇단 방문에도 가족들 허망

12일 광주 화정현대아이파크 한 동의 외벽이 떨어져나갔다../양종곤 기자




"너무 험하게 지었죠. 가끔 보면 자재들을 높은 층에서 밖으로 던졌어요. 현장 울터리까지 넘어온 자재에 맞아 차도 손상됐다고 하더라구요. 민원도 계속 넣었다네요."

12일 광주 화정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과 50m 가량 떨어진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의 말이다. 이 주민은 "이 곳이 광주에서 가장 분양가가 비싼 아파트였다"며 "그런데 공사 과정도 험했고, 외국인 노동자가 매일 봉고차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는 사고 현장 지근에 모텔과 인근 모텔에 숙식한다고 했다. 외국인 근로자는 국내 근로자 보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작업 숙련도가 낮을 수 있다.

이날 붕괴 사고 현장 옆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들의 쉼터에는 고성이 오갔다. 60세를 넘긴 것 같은 노부부를 비롯한 20여명의 가족은 천막으로 된 임시숙소에서 망연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오후 2시50분께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찾아와 "최대한 빨리 구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자, 한 가족은 "수습 진행 상황이라도 제대로 알려달라"고 소리쳤다. 소방당국이 드론을 통해 구조를 하고 있지만, 이 영상조차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안 장관은 두 손을 앞에 모으고 연신 “최대하게 빨리 구조되도록 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후 안 장관은 수습본부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을 만나 "실종 가족들이 실시간으로 구조 상황을 듣고 싶어 한다"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실종가족은 "책임자가 우리에게 돌아와서 상황을 설명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12일 광주 화정현대아이파트 사고 현장 앞에는 실종 가족과 취재진들이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양종곤 기자


고용부는 이날 안 장관의 지시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본사 특별감독을 준비 중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3년간 공사·정비 도중 총 1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6월9일에는 광주 학동 재개발 정비 중 건물이 시내버스 위로 무너지며 시민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 당했다. 지난 2019년에는 고덕 주택재건축 정비사업과 파주 아파트 건설공사 중 하청업체 직원이 각각 1명 사망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특별감독을 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 출입을 통제하는 선 앞으로 수십명의 취재진과 가족들이 실종된 6명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고용부 장관, 행안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했지만, 실종 가족들은 가족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어 눈물을 훔치거나 “구체적인 안을 내놓으라”고 소리치고 있다.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이런 사고가 터지면, 컨트롤 타워가 명확해야 하는데, 높은 분들만 번갈아 온다"고 혀를 찼다. 현장 바로 옆에는 구조될 실종자를 병원으로 이송할 구급차들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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