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공'(滅共·공산주의를 멸하자)이라는 단어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행보가 정치권으로까지 번지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멸공할 거면 군대 가셨어야 한다"고 지적했던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번에는 정 부회장을 향해 "SNS 중독"이라며 "전문가와 얘기해보라"고 조언을 건넸다.
김씨는 12일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 부회장이) 더 이상 SNS에 (멸공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북한이 미사일 발사하자) 또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정 부회장이) '멸공'이라고 쓰는 대신에 'OO'이라고 썼다. 애들도 아니고 본인이 재벌 오너로서 하지 않겠다고 말하자마자 이번에는 멸공 안쓰고 '○○'?"이라면서 "재벌 오너도 자연인으로서는 이런 데에 굉장히 취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라"고도 했다.
김씨는 또한 "이것이 본인 개인에게만 피해가는 게 아니다. (본인 피해만 있다면) 마음대로 해도 된다"며 "자기 피해는 자기가 감수하면 되지만 이건 기업 전체에 피해가 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씨는 "지금 보니까 끊을 수가 없는 것"이라며 "중독 상황인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멸공', '방공방첩', '승공통일' 등 해시태그를 붙였다.
해당 게시물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정 부회장은 이를 삭제하고 대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올린 뒤 자신의 멸공은 중국이 아닌 '우리 위에 사는 애들'(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8일 직접 이마트 매장을 찾아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와 콩을 구입했고, 이어 나경원 전 의원 등 야당 인사들이 연이어 관련 사진을 올리면서 '멸공'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자신의 '멸공'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하자 정 부회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라면서 "군대 안갔다오고 6·25 안 겪었으면 주동이 놀리지 말라는데 그럼 '요리사 자격증 없으면 닥치고 드세요' 이런 뜻이냐. 내가 직접 위협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데 더 이상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다. 진로 고민 없으니까 정치 운운 마시라"면서 "내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는 것까지 계산하는 센스가 사업가의 자질이라면…함양할 것"이라며 '멸공' 언급을 더는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다음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기사를 공유한 뒤 '멸공' 대신 '○○'이라고 적어 또 다시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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