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고층 아파트와 레지던스로 드론을 날려 사람들의 알몸을 몰래 촬영한 30대가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3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5단독(심우승 판사)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각 5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8일 오후 10시쯤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옥상에서 1.8km 떨어진 엘시티 건물로 드론을 비행시켜 옷을 벗고 있는 성인 남녀 4명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옷을 벗고 있는 사람이 찍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드론에 저장된 메모리카드에는 5분여 만에 4개의 호실에서 옷을 벗고 있는 사람 4명이 찍혀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이후에도 엘시티로 드론을 날렸다가 날개 파손으로 추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드론이 발코니를 충격한 뒤 집 안에 비상 착지하자 주민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법정 구속되자 "촬영된 영상을 유포하지 않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법원은 "드론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범죄는 일반인의 일상생활을 불안케 하고 촬영된 사람들에게 큰 수치심과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옷을 벗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드론으로 무단으로 촬영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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