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회·시위 개최 수가 급증하면서 8만 6,000회를 넘어섰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첫해에는 집회를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정부의 방역 대책 장기화로 노동계와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이 거리로 뛰쳐나오면서 집회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에도 이번 주말 서울 도심에서 또다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경찰이 비상에 돌입했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집회 총개최 횟수는 8만 6,552회로 전년 7만 7,453회 대비 12% 늘었다. 이는 2007년 이후 집계한 연간 집회 중 2019년 9만 5,266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2018년과 2019년 급증세를 이어간 집회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춤했다가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체 집회 신고 횟수도 1년 새 19% 늘어 357만 9,541회를 기록했다. 미신고 집회도 지난해 204회를 기록해 전년 27회 대비 7.6배 증가했다. 미신고 집회율은 0.24%로 1년 전(0.03%)보다 8배 늘어 2017년(0.3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도 집회가 급증한 것은 방역 대책에 반감을 가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집회 참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거리 두기가 연장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인원을 쪼개는 방식으로 동시다발적 소규모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고 ‘드라이브 스루(차량 탑승)’ 등 비대면 시위까지 등장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직후에는 서울의 집회 신고가 3배로 급증하는 등 집회 인원 제한이 완화될 때마다 대규모 시위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 등 진보 단체가 참여하는 전국민중행동은 주말인 15일 오후 2시 서울 시내에서 대규모 민중총궐기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기준 민중총궐기와 관련해 신고된 집회는 총 44회에 참석자는 총 8,013명이며 서울시와 경찰은 집회를 전면 불허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7월과 10·11월에도 잇따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서 불법 집회를 강행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집회 인원을 제한하면서 4단계는 1인 시위만, 3단계는 49명까지만 참가를 허용했다.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이 시행되면서 집회 참여 인원 제한이 99명(백신 접종 완료자·음성 확인자 포함 499명)으로 완화됐다가 불과 1개월 만에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최대 허용 인원이 다시 49명(백신 접종 완료자·음성 확인자 포함 299명)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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