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표면에 묻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20분 내로 죽이는 3D 프린팅 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명보 등 홍콩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이공대 연구진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표면에 묻은 코로나19와 다른 바이러스, 박테리아의 90% 이상을 10분 내에 죽이고, 99% 이상을 20분 내에 파괴하는 3D 프린팅 물질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 구조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죽이기 위해 3D 프린팅 기술의 핵심 소재인 수지(樹脂·resin)에 양이온 화합물 같은 항바이러스 물질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7월 연구를 시작한 이들은 다른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공공장소에 있는 재활용 쓰레기 수거함 손잡이, 화장실 문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점자판 등을 해당 물질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1년 동안 사용해본 결과 이들 제품의 표면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나 다른 바이러스, 박테리아의 흔적이 검출되지 않았고, 제품의 상태도 양호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내구성과 효과를 실험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이들 물질의 노화를 가속한 결과, 1년의 시간이 지난 뒤 코로나 바이러스의 90% 이상을 10분 내에 죽이고 3년이 흐른 후에는 거의 85%를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3년이 경과한 후에야 해당 물질의 바이러스 방지 효과가 서서히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이 물질을 다양한 용도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생산할 수 있다"며 "전염병 방지를 위해 학교와 요양시설, 대중교통 등 공공시설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물질로 엘리베이터 버튼 하나를 제작하는 비용이 20홍콩달러(약 3,000원) 미만으로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엘리베이터 버튼 하나를 3D 프린팅하는 데 6~7시간이 소요되는 등 시간 소모는 큰 작업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에는 홍콩대 연구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이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홍콩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구리 비율을 20%로 높여 만든 스테인리스 스틸이 표면에 묻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99.75%를 3시간 이내에, 99.99%를 6시간 이내에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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