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쇼핑 호스트, 가수 등 가상 인간(Virtual Human)의 활동 영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의 한 기업에서 ‘올해의 최우수 신인사원상’을 받은 여성 직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여성이 다름 아닌 가상인간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연예계를 파고드는 가상인간들이 이제는 현실세계 속 직장인들의 일자리까지 넘보는 모양새다.
1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완커그룹은 '올해의 최우수 신입사원'으로 추이샤오판을 선정했다. 위량 완커그룹 이사회 의장은 "추이샤오판의 수상을 축하한다"면서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추이샤오판’은 지난해 2월 1일 탄생한 가상인간으로 완커그룹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위 의장에 따르면 추이샤오판은 시스템 알고리즘을 활용한 다양한 미수금 및 연체 알림, 비정상적 작업 감지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회사 직원들도 위 의장이 추이샤오판의 정체를 밝히기 전까지 가상인간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해당 게시글에 한 직원은 “예전에 메일을 받았을 때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가상인간일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선 추이샤오판의 외모, 능력과는 별개로 가상인간에게 우수사원상을 준 것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 직원은 “연말에 우수사원상을 하나 덜 줘도 되겠다”고 조롱했고, 또 다른 사원은 “진정한 동료를 소중히 여겨라. 그들은 여전히 인간”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향후 가상인간은 광고모델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광고 모델료만 20억원을 챙긴 로지, 홈쇼핑 쇼 호스트로 활약 중인 롯데홈쇼핑의 루시 등 가상 인간들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향후 이들이 연예인의 자리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스캔들 우려에서도 자유로워 가상인간 활용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AI에 의한 일자리 위험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자리의 43%가 AI로 대체될 고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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