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육군 간부가 할아버지가 위독하다고 휴가를 호소한 병사에게 “안 죽으니 훈련 끝나고 나가라”는 등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사단은 “해당 간부의 직무를 즉시 정지하고 군사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14일 입장을 밝혔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전날 “17사단 간부 폭언 욕설 등 가혹행위”라는 글이 게시됐다. 17사단 예하부대에 복무하고 있다고 밝힌 제보자 A씨는 “부대 내 악질 간부를 고발하려 한다. (그는) 용사들의 가족에 대해서 막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한 용사가 조부의 상황이 위독해 1박2일이라도 휴가를 나가 얼굴을 뵈어야 될 것 같다고 했는데, 간부 B씨는 “너네 할아버지가 정말 아픈 게 맞냐”며 용사의 부모님과 통화로 취조하듯이 캐물었다고 밝혔다. 또 “할아버지 안 죽으니 훈련 끝나고 (휴가) 나가라” 등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용사의 가족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B씨의 폭언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버지의 수술 때문에 휴가를 나가는 용사가 있었는데, 부대 일정이 바뀜에 따라 간부 B씨가 병사의 부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수술을 미루면 안 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며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또 용사에 대한 욕을 다른 간부들과 용사들에게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도 했다. A씨는 B씨가 한 용사가 백신을 안 맞겠다고 하니 “걔는 뭐 하는 동물이냐?”라고 말하고, 잔여 휴가를 종합할 때 이전에 받아서 썼던 휴가를 지침이 바뀌었다며 아무런 이유 없이 연가를 잘랐다고 전했다.
아울러 B씨가 본인보다 계급이 낮은 간부들에게 폭언과 함께 “모기를 잡아라”, “오늘 당직이니 내 빨래를 해 놓아라”는 등의 사적인 지시도 했다면서 B씨의 폭언을 나열했다.
이와 관련해 17사단은 ‘간부 비위 제보 관련 부대입장’을 전하며 “해당 간부의 부적절한 언행과 비위로 인해 고통 받았을 장병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사단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해당 간부의 직무를 즉시 정지하고, 부대원들과 분리했다”며 “현재 군사경찰과 법무에서 수사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관련 법규에 의거 엄정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간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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