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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특송' 송새벽의 빌런은 확실히 다르다

'특송' 송새벽 / 사진=NEW 제공




어느 영화에나 꼭 하나씩 있는 ‘빌런’이라고 하면 험상궂은 인상에 큰 덩치, 무게 잡는 말투가 떠오른다. 마치 설정값이 있는 것 같이 비슷한 캐릭터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배우 송새벽이 그린 빌런은 다르다. 무자비하고 악랄하지만 어눌한 말투와 왜소한 몸이 현실에 있을 만한 빌런 같다. 윽박지르지 않아도 악독한 눈빛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그의 연기가 단연 눈에 띈다.

‘특송’(감독 박대민)은 예상치 못한 배송사고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박소담)의 이야기로, 은하는 어쩌다 맡게 된 반송 불가 수하물인 서원(정현준)과 출처를 알 수 없는 300억까지 맡게 되면서 경찰과 국정원의 타깃이 돼 도심 한복판에서 추격전을 벌이게 된다. 송새벽은 극 중 깡패로 투잡 뛰는 경찰 경필 역을 맡아 서원과 은하를 뒤쫓으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경필의 이중적인 면모는 비현실적이지만 작품의 재미를 담당하는 부분이다.

“경필이 베테랑 경찰이면서 악당 우두머리라는 양면성에 구미가 당겼어요. 예전부터 이런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비슷한 캐릭터들은 있었지만 ‘나에게 왔을 때 어떻게 표현해서 풀어내볼까’라는 좋은 궁금증과 욕망이 생긴 캐릭터였죠.”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역할 자체에 대한 연민은 잘 안 느껴졌어요. 그런데 연민이 잘 안 느껴진 게 개인적으로 좋았죠. 그런 부분이 더 입체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이 캐릭터를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하지?’라는 숙제들이 많이 생겼어요. 자기 목표를 위해서 물불을 안 가리는 경필이라는 인물이 더 욕심이 났고,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하는 지점들이 생겨난 거죠.”

송새벽은 경필이라는 인물을 구축하면서 새롭게 꾸며내기보다 실제 자신의 모습을 빌려 표현하려고 했다. 이런 캐릭터일수록 타 작품을 참고를 한다는 것은 득보다는 독이 되겠다는 생각이기도 했다. 그럴수록 박대민 감독과 함께 ‘경필은 도대체 어떤 인간이지?’ ‘경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에 대해 끊임없이 상의했다.

“다이어트도 좀 했어요. 외적인 부분에서 날카로워져야겠다고 생각해서 살을 많이 뺐죠. 지금 체중에서 4~5kg 정도요. 촬영을 하다가 얼굴이 계속 일그러지더라고요. 연기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일그러지는 부분이 있어서 손으로 마사지하면서 연기했던 기억이 나요.”



액션 영화인 만큼 거친 액션 신도 많았다. 모텔 엘리베이터에서 박소담과 대면한 장면은 손에 꼽는 장면이다. 박소담과 직접적으로 많은 호흡을 해야 하는 신이었고, 두 캐릭터가 맞닿는 지점이어서 긴 호흡이 필요했다.

“박소담이 특유의 에너지가 넘쳐요.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나서 호흡하게 됐는데 현장에서의 모습은 생각한 것보다 더 폭발적이었어요. 촬영 현장에서 매 신마다 좋은 기운이 있어서 시너지가 많이 나지 않았나 싶어요.”



박소담, 정현준과 함께한 수중 신도 빼놓을 수 없다. 깊은 수심 아래에서 진행한 이 장면은 클라이맥스다. 영화 ‘7년의 밤’을 위해 스킨스쿠버 오픈워터 자격증을 땄던 그는 오랜만에 찍은 수중신에 바짝 긴장됐었다고.

“정현준이 수중신이 처음인데도 정말 잘하더라고요. 옆에서 보다 보니 정현준이 정말 잘해서 거기서 또 에너지를 얻었어요. 제가 삼촌뻘 나이다 보니까 ‘내가 더 잘 해내야겠다. 여기서 창피하면 안 되겠다’는 각오로 신을 찍었어요. 박소담은 말할 것도 없었고요.”(웃음)



대중에게 송새벽은 코믹적인 이미지가 강한 배우다. 영화 ‘방자전’(2010)의 변학도 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그의 특유의 느릿한 말투와 독특한 에너지는 시그니처가 됐다. 그런 그가 선보이는 반전의 악랄한 연기는 묘한 시너지가 났다. 코믹과 악역 연기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에게는 두 가지 연기가 똑같이 어렵다고.

“‘방자전’을 마치고 신인상도 받고 그랬지만, 그때 이후로 캐릭터가 한정적이었어요. 소위 비슷한 캐릭터가 왔죠. 감사하게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어요. 연극만 했었을 때는 나름대로 다양한 캐릭터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변학도 역할을 하고 난 뒤에는 그렇게 된 거죠. 따로 고민을 했다기보다 항상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캐릭터적인 걸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 계속 풀어내고 있는 지점이죠.”

코믹 캐릭터든 빌런 캐릭터든 송새벽에게는 산 넘어 산이다. 뭐가 더 편하거나 더 어려운지도 가늠이 되질 않는다. 악역이 촬영이 끝나고도 잘 못 헤어 나오는 것뿐이다. 그런 고민들을 ‘특송’을 통해 속 시원하게 푼 그는 앞으로 영화 ‘컴백홈’, ‘화사한 그녀’ 등을 통해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앞으로 또 어떤 연기에 도전하고 싶냐”고 묻자 송새벽답게 단순 명료한 대답이 나왔다.

“계획한다고 해서 잘 펼쳐지지는 않더라고요. 유쾌한 역할을 또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봤어요. 새해 계획도 따로 한 건 없어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는 생각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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