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지역에 출몰하고 있는 까마귀떼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오산 시내 하늘 현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오산 시내의 전깃줄에는 까마귀 떼가 빼곡하게 줄지어 앉아 있으며 하늘에도 수많은 까마귀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오산 뿐만 아니라 수원, 화성, 평택, 안산 등 경기 남부 일대에 출몰한 까마귀떼에 고통을 호소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영상을 본 한 네티즌은 "어두운 새벽에 까마귀 떼가 갑자기 찾아오면 소리 때문에 분위기가 꽤 오싹하고 기묘하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전신주가 버티는게 신기하다”, “저기 밑에 주차하는 날은 차 전체 도색하는 날”, “세상의 종말을 보는 느낌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오산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오산이라는 지명에서 오가 까마귀 오(烏)자다. 원래 새가 많은 지역"이라며 "오산에서는 흔한 풍경"이라고 전했다.
2016년 겨울부터 경기 남부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는 까마귀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철새 떼까마귀로 추정된다. 떼까마귀는 시베리아나 몽골 지역에서 여름을 나고 약 10월부터 3월까지는 추위를 피해 우리나라 중부와 남부지역에 겨울을 보낸다. 보통 낮에는 인근 논밭에서 먹이를 찾아 먹다가 밤이 되면 맹금류를 피해 도심으로 몰려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까마귀 떼가 왜 유독 오산과 수원 등지에 몰리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수원시는 까마귀 배설물 등의 문제로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자 2020년부터 전담반을 파견해 물청소를 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환경 개선보다는 자연 환경을 새롭게 조성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까마귀가 많이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진 울산시는 2019년부터 태화강 십리대숲에 까마귀 보금자리를 마련해 철새들이 안전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한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