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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퍼 운동'의 위기…최 목사 "고발 취하 없인 시장면담 안해"

최일도 목사 10일간 단식…"지칠 대로 지쳤다" 토로

서울시, 협의 시도…최일도 "고발 취하 전엔 시장 면담 안 해"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청량리 쌍굴다리'에서 밥퍼 관계자들이 도시락 나눔을 하고있다. /연합뉴스




34년째 이어지고 있는 무료급식사업 밥퍼나눔운동(밥퍼)이 최근 서울시·지역 주민과의 갈등 속에서 위기를 맞았다.

지난 10일 서울시는 동대문경찰서에 다일복지재단(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65) 목사를 상대로 건축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최 목사가 시유지인 동대문구 답십리동 553번지 일대에서 무단으로 증축 공사를 진행했다는 이유다.

최 목사는 지난해 6월 노인 고독사 예방 등 추가 사업을 진행하려면 노후한 밥퍼 본부 공간을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필요에 따라 기존 건물을 확장하는 증축 공사를 시작했다. 이를 두고 관할인 동대문구청은 사유지에서 무단 증축을 하고 있다며 두 차례에 걸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최 목사가 이를 따르지 않자 서울시에 경찰 고발을 요청했다.

구청 측은 지역주민들이 밥퍼 때문에 다른 동네 노숙인까지 모인다고 민원을 넣어 달리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 주민들은 밥퍼가 다른 동네로 이전하는 등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4일 리모델링과 증축 공사 중인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 건물 뒤편으로 청량리 일대에 신축 중인 고층 아파트들이 보인다. /연합뉴스


이처럼 민원과 경찰 고발이 이어지자 최 목사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기고 9박 10일간의 묵언·단식기도에 들어갔다. 최 목사는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거의 탈진 상태"라며 "다일공동체는 창립 34년 만에 최대의 위기 속에 있다. 모든 인간적 방법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가야 할 길을 묻고자 한다"고 썼다.

이에 17일 서울시 관계자 3명은 이날 오전 최 목사를 찾아가 사태 수습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 고발은 실무진이 결정한 것이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같은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상황을 원만히 마무리 짓고자 24일 오 시장과의 면담을 제안했다. 하지만 최 목사는 고발장에 적힌 '불법 증축'은 사실이 아니라며 "고발 취하 전에 시장과의 면담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전날 페이스북에도 "시유지에 무단으로 불법 증축공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동대문구청장은 밥퍼를 동대문구의 자랑으로 여기며 나눔 운동을 함께해왔다. 공사 시작 뒤 리모델링만이 아닌 증축에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발조치를 진행한 것은 서울시 어르신 복지과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사실이 아닌 자료를 뿌려 제가 범법자이며 밥퍼가 위법 시설임을 알리기에 애를 썼다"고 적었다.

한편 최 목사는 다일공동체를 운영하며 1988년 11월부터 '쌍굴다리'라 불리는 답십리 굴다리 지하차도에서 라면을 끓여 나눠주는 것을 시작으로 무료급식사업을 이어왔다. 2009년에는 현재 자리에 가건물을 짓고 매일 아침 노인·노숙인 등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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