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꿈을 말해봐”라고 해서 “꿈은 비밀로 간직해두는 것이야. 말하는 게 아냐”라고 짐짓 멋있는 척하면서 답한 것은 서른 살 생일이 지날 무렵이다. (…) 하지만 동료의 생각은 달랐다. “꿈이 혼자 힘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거야? (…) 어리석다고 여겨지더라도 자기 꿈을 많은 사람들에게 말하면 좋아.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응원해줄 수 있고 도움을 줄지도 몰라. 자기 혼자만의 꿈이라니 너무 외롭잖아. 그러니까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계속 꿈을 이야기해. 꿈은 말할수록 마음속에서 진짜 꿈이 되고 사람들에게 진짜 꿈이 되어 가닿으니까. 좋은 걸 가르쳐줄게. 꿈을 백 명에게 말하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속담이 있어. 믿어봐.” (마쓰우라 야타로,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 2018년 북노마드 펴냄)
마쓰우라 야타로는 일본의 수필가이자 트럭에 책을 싣고 다니며 파는 이동서점의 주인장이다. 이런 동화책에 나올 법한 일로 먹고사는 사람이 있다니! 그러나 꿈을 이뤄 매일 꿈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실재한다. 얼마 전까지는 나도 오랜 꿈과 소망은 함부로 떠들면 안 된다고 믿었다. 미완의 꿈은 꺼내놓으면 쉽게 금이 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입에 올렸다가 이루지 못한 꿈이 허공에 흩어져 누군가의 가십이나 수다거리가 될까봐 비밀처럼, 상처처럼 가슴에 품고 살았다. 마쓰우라 야타로의 동료는 나와 같은 사람의 어깨를 잡아 흔들며 말한다. 혼자 꾸는 꿈은 외롭다고. 크고 간절한 꿈일수록 몰래 이루려 하면 안 된다고.
오늘부터 반드시 이루어내고 싶은 큰 꿈을 백 명의 사람들에게 말하기로 했다. 당장은 허무맹랑해 보이는 꿈일지라도, 내 꿈의 증인이 되어 달라고, 이것이 진짜 나의 꿈이라고 동네방네 소문낼 작정이다. 마쓰우라 야타로는 이 책에서 말한다.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 꿈에 대한 포부는 백 명 넘는 이에게 큰 소리로. 한번 믿어보자. 외롭지 않은 꿈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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