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9일 정부가 편성한 14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두 배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기획재정부에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세출 구조조정으로 최대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증액 규모를 감안하면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에 더해 야당까지 대선을 앞두고 ‘선거용 돈 풀기’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을 면담하고 ‘신년 추경’ 편성과 관련해 7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금을 현행 1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대폭 늘리고 손실보상률도 현행 80%에서 100%로 확대하는 등 현금성 지원이 대부분이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업 등 사각지대 지원 △손실보상 소급지원을 위한 예산 반영 △초저금리 금융지원 및 대출 연장 △소상공인 전기요금 50% 경감 △방역인력 지원 단가 인상 및 1년 분 반영 등 요구도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올해 본예산 608조 원에 대한 세출 구조조정으로 최대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은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구상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결국 젊은층의 빚으로 고스란히 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기존 예산을 최대한 구조조정해서 소상공인 등에 대한 민생 지원대책에 나서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경 규모가 정부안 보다 두 배 이상 커지게 되는 만큼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추 수석부대표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면담 자리에서 구체적인 증액 규모를 제시하진 않았다”면서도 “손실보상 소급적용 규모가 정확히 나오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32조 원 플러스 알파’까지 (증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해 1~11월 국세수입이 1년 전과 비교해 55조 원 이상 늘었다는 점을 들어 실제 추경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추 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정부도 총액 정도만 구상이 나와있는 상태고, 관계 부처 전부가 추경 편성을 위해 많은 협의가 진행되고 있을 걸로 생각된다”며 “정부에서 추경안이 마련된 이후에 우리도 구체적으로 평가 또는 심사 방향 등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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