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애완동물 가게 직원이 햄스터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당국은 약 2,000마리의 햄스터를 안락사 시키기로 결정했다.
홍콩 어업농업자연보호부는 18일(현지시간) 모든 애완동물 가게와 소유주들에게 안락사를 위해 햄스터를 인계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햄스터의 수입과 판매를 즉시 중단하라는 명령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코즈웨이베이의 애완동물 가게에서 일하는 23세 직원이 지난 16일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이 직원은 해외에 다녀오지 않는 등 감염원이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당국은 약 3개월간 델타 변이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홍콩에서 갑자기 델타 변이에 걸린 사례가 발생하자 ‘이상한 사례’라고 판단해 조사했다. 그 결과 가게 햄스터 11마리와 다른 직원 2명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졌다. 또 이 가게의 농장 창고에서 채취한 환경 샘플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해당 애완동물 가게 점원의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유전자 타입이 유럽과 파키스탄에서 유행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햄스터들의 바이러스에서 해당 직원과 같은 유전자 타입이 발견돼 햄스터에서 점원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소피아 찬 홍콩 식품보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애완동물이 인간에게 코로나19를 전파시킬 수 있다는 증거는 없었다"면서도 "신중을 기하기 위해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모든 감염 경로에 대한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지난달 22일 이후 홍콩 전역에서 햄스터를 구매한 모든 이들도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코로나 음성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역사회 활동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어 약 2,000마리의 햄스터가 인도적 방법으로 안락사 처리될 것이라고 밝히며 “햄스터의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으며, 공중 보건에 근거해 이같이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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