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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에서 왔니] 엔하이픈은 왜 뱀파이어가 됐을까?

[어느 별에서 왔니] 아이돌 그룹의 세계관 짚어보기

엔하이픈 / 사진=빌리프랩 제공




"세계관이라는 게 뭐야?"

지난 14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엄마는 아이돌'에서 가수 양은지가 한 질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아이돌 콘셉트에는 세계관이 빠지지 않는다. 그들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세계관은 앨범 곳곳에 녹아들어 한편의 영화처럼 서사를 만든다. 멤버마다 초능력을 가진 그룹 엑소,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아바타 멤버가 있는 그룹 에스파까지. K팝 팬들은 그들의 세계관을 해석하는 것에 또 다른 재미를 느낀다.

앨범마다 이어지는 독보적인 세계관의 주인공, 그룹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하이브에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여럿 있다. CJ ENM과 하이브의 합작 레이블 빌리프랩의 아티스트인 엔하이픈(ENHYPEN) 역시 체계적인 세계관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데뷔 전부터 세계관으로 점철돼 있는 그들의 행보는 아주 흥미롭다.

/ 사진=Mnet '아이랜드' 포스터


◆ 엔하이픈의 세계관은 Mnet 서바이벌 '아이랜드(I-LAND)'에서부터

'아이랜드'는 표면적으로는 아이돌이 되고 싶은 연습생들이 서바이벌을 펼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아이랜드'만의 콘셉트는 가장 진화된 실험체(엔하이픈)를 만들기 위해 실험대상자(연습생)를 받아 관찰하는 시스템이었다.

다른 서바이벌과 달리 '연습생'이라는 호칭이 아닌 '지원자'라는 호칭을, '미션'이 아닌 '테스트'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지원자들은 외부로부터 고립된 미지의 장소에서 경쟁하고, 여기에는 방송에 노출되지 않는 시간까지 계속해서 녹화되는 관찰카메라가 있었다. 그리고 프로그램에서는 '생존게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가장 독특한 점은 진행자인 배우 남궁민이 '스토리텔러'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러는 지원자들의 모습을 CCTV를 통해 감시하며 설명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감시를 받고 있으며, 각종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 사진=엔하이픈 '드렁크-데이즈드'·'블레스드-커스드' 뮤직비디오 캡처


◆ 엔하이픈은 어떤 실험체일까? 바로 '뱀파이어'

엔하이픈은 '연결'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뱀파이어라는 정체성을 얻게 됐다. 그들이 뱀파이어가 된 이유에 대해선 먼저 팀명에 주목해야 한다. 엔하이픈은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는 '-(하이픈)'처럼 '연결'을 통해 발견하고 성장하라는 의미로, 사람-사람, 세대-세대까지도 연결하라는 뜻이 함께 담겨있다. 뱀파이어는 남의 피를 먹는 존재로, 영생(永生)을 누린다고 알려져 있다. 엔하이픈은 피를 먹음으로써 사람-사람을, 영생을 통해 세대-세대를 연결한다.

엔하이픈은 전작 '기븐-테이큰(Given-Taken)'의 '나의 붉은 눈빛', '드렁크-데이즈드(Drunk-Dazed)'의 '붉은빛 송곳니' 등의 가사로 이를 드러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송곳니를 드러내거나 초능력을 쓰는 장면을 통해 뱀파이어라는 것을 표면적으로 보여줬고, 붉은 조명, 액체 등의 연출도 이를 연상시켰다. '테임드-대쉬드(Tamed-Dashed)' 속 개화기 의상, '블레스드-커스드(Blessed-Cursed)'의 90년대 후반 의상과 콘셉트는 그들이 영생하며 먼 과거부터 현대까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사진=엔하이픈 'DARK MOON: 달의 제단'


◆ 앨범에서만 적용되는 세계관? NO! 웹툰·웹소설에서도 엔하이픈의 세계관은 계속

엔하이픈은 최근 하이브에서 제작한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 오리지널 스토리에서도 일곱 명의 뱀파이어 소년들로 등장한다. 웹툰·웹소설 '다크 문: 달의 제단'은 고대 마법 왕국부터 현대의 사립학교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배경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판타지 스토리로, 기억이 봉인된 일곱 명의 뱀파이어 소년들 앞에 특별한 한 소녀가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스토리는 기존에 엔하이픈이 그려오던 세계관의 연장선이다. '드렁크-데이즈드' 뮤직비디오에서 등장한 불을 다루는 능력과 순간 이동 능력이 해당 오리지널 스토리에도 그대로 옮겨졌고, 뱀파이어라는 설정도 그대로였다. 계속해서 세계관이 공개되어 팬들이 여러 추측을 했던 만큼 '다크문: 달의 제단'은 많은 궁금증을 해결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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