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주상복합아파트 붕괴 사고로 실종된 5명을 찾기 위한 작업이 9일째 진행되는 가운데 소방청은 위태롭게 선 외벽과 기울어진 크레인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진단했다.
19일 소방청이 제공한 '구조작전 위험도 분석' 자료에 따르면 39층 아파트 중 23∼38층 16개 층에 걸쳐 붕괴하면서 남측 23층부터 옥상까지 외벽만 남기고 텅 비어 있는 상태다.
내부 구조물과 연결 없이 23∼29층에 걸쳐 위태롭게 서 있는 외벽은 주요한 위험 요소다. 외벽에 작업용 승강기가 붙어 있어 강풍이 불 경우 외벽의 무게중심이 바깥쪽으로 쏠려 무너질 수 있다.
또 동측에 10∼15도가량 기울어진 채 선 145m 대형크레인도 위험하다. 24∼25층, 31층에 각각 붙은 크레인의 지지 앵커(타워크레인과 건물을 잇는 지지대)가 탈락해있어 자칫 쓰러질 우려가 크다. 25∼26층에 붙어있는 5㎝ 상당의 콘크리트 덩어리와 층층이 무너진 고층부도 구조를 어렵게 한다.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작업자가 다칠 수 있고 내부 빈 공간으로 추락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건축구조·시공·철거 분야 자문단 의견에 따라 1,200톤 규모의 이동식 크레인 2대를 투입해 오는 21일까지 기울어진 대형크레인의 상단부를 해체할 예정이다.
그 뒤 추가로 보를 설치해 외벽이 쓰러지지 않도록 붙들어 맨 다음 건물 내부에 쌓인 잔해를 치워가며 실종자가 매몰된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향해 접근할 계획이다.
문희준 서부소방서장은 "상층부 난간에 걸쳐 있는 돌들이 추락할 위험이 커 안전 조치 중"이라며 "건물 안정화가 끝나면 구조대를 곧바로 투입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건물 일부가 붕괴하면서 1명이 다치고 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으며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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