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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3월 말부터 코로나 감염돼도 자가격리 안한다…"독감 취급"

다음 주부터 마스크 의무화·방역패스 적용 종료

존슨 "코로나, 풍토병되고 있어"…의료계는 반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FP연합뉴스




영국이 마스크 의무화와 대형 행사장에서의 백신패스 적용 등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세를 잡기 위해 도입했던 방역 조치를 종료한다. 또 오는 3월 24일부터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아도 벌금 부과 등 법적 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코로나19를 감기와 같은 풍토병으로 취급하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1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총리는 “부스터샷(추가 접종) 정책이 성공하고, 국민이 ‘플랜 B’를 잘 따라준 덕에 오는 27일부터 ‘플랜 A’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19일 영국 정부는 코로나19로부터의 ‘자유의 날’을 선언하고 방역 규제를 해제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세지자 지난달 ‘플랜 B’를 도입해 대중교통 및 상점에서의 마스크 착용 및 대형 행사장 출입 시 방역패스 제시를 의무화하고 재택근무를 권고한 바 있다.

또 오는 3월 24일부터 영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 감염자에게 자가 격리를 권고하기는 하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법적 처벌을 내리지는 않는 것이다.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5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현재의) 자가 격리 규정은 오는 3월 24일에 만료되며, 나는 이를 갱신하지 않을 생각이다”라며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검토해 (규정 만료) 날짜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가 사실상 코로나19를 감기와 같은 풍토병으로 취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모습이다. 실제로 존슨 총리는 “코로나19가 풍토병이 되고 있다”라며 “이제는 종전의 법적 요구 사항을 권고와 지침 수준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존슨 총리는 이같은 변화는 “부스터샷(추가 접종) 정책이 성공하고 국민들이 방역 정책을 잘 따라준 덕”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전날 영국에서는 9만 3,89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여전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재확산 시기보다는 많지만 오미크론 확산이 거셌던 지난 5일(신규 확진 19만 3,814명)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 지난 16일 기준 부스터샷 접종률은 54.3%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의 가장 큰 보건 노조 ‘Unison’의 크리스티나 맥애니아 총무는 “(플랜 B를) 한 번에 종료하면 (코로나19) 진행 상황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북부 한 도시의 공중보건국장도 가디언에 “이번 결정은 증거와 과학에 기반했다기보다 정치적인 결정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 존슨 총리는 이날 의회 총리 질의응답(PMQ)에서 ‘파티게이트’로 맹공을 당하며 진땀을 흘린 뒤 곧이어 방역 규제 해제를 발표했다. 봉쇄 중 '내로남불' 파티 의혹으로 사임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국면 전환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남을 것으로 예상됐던 마스크 의무까지 폐지된다고 하자 보수당 의원들은 큰 소리를 내며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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