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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尹, 표심만 좇는 부동산공약…포장 다르지만 알맹이는 비슷

[2022 대선]

■본지-한국선거학회 공동기획Ⅱ-공약 차별화에 대한 국민 인식

현정부 부동산 실책에 李 '우클릭'

재건축 활성화 등 공통분모 늘어

북핵 문제 해법·경제 정책 등은

차이 나는 정책 상위권으로 꼽아





국민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공약 중 가장 차이가 나는 분야로 대북 정책과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다만 부동산 정책이 주는 느낌은 다르지만 실제 내놓은 공약은 여당이나 야당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 중 하나로 부동산이 꼽히면서 현 정부가 해온 것과 대비되는 공약을 내놓은 게 영향을 미쳤다. 종합부동산세 완화나 재건축 활성화, 용적률 500% 상향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던 일자리 정책을 비롯해 환경 및 에너지 정책 등 역시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20일 서울경제·한국선거학회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13일 만 18세 이상 남녀 1,344명을 대상으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정책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설문한 결과 차이가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63.6%를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대북 정책이 70.6%를 기록해 국민들이 가장 차이점을 느끼는 정책으로 지목됐다. 그다음은 부동산(69.7%)이 꼽혔고 국방(66.6%)과 경제정책(65%) 등도 높은 응답률을 얻었다.



여야 후보는 북핵 문제 해법 등을 두고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는 “최선의 해법은 조건부 제재 완화(스냅백)와 단계적 동시 행동”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윤 후보는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 억제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북 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부동산과 경제 분야에서 공약 차별화가 이뤄진 것은 이 후보의 대표 정책 시리즈인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등이 정치권에서 오랫동안 논쟁이 있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실제 부동산과 경제 정책 실패가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부상하면서 여야 모두 각종 공약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은 시간이 흐를수록 여야 후보의 부동산 공약이 닮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후보가 최근 우클릭 행보에 속도를 내면서 실제 공약의 차별성이 없어지고 있는 셈이다. 집값 급등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양도소득세 및 종부세 완화를 한목소리로 외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가 서울권 재건축 활성화도 거듭 주장하면서 여야의 정책 공통분모는 더욱 늘어난 모양새다.

두 후보는 경제관도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 후보가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의 역할에 방점을 찍는다면 윤 후보는 민간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최근 ‘신경제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의 역할 확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윤 후보는 시장경제의 역동성을 강조한다.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경제 상식에 반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으로 소득 양극화는 심화되고 엉터리 부동산 정책으로 자산 양극화는 악화됐다”고 비판한 뒤 “시장을 역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 및 에너지 정책(52.7%)은 국민들이 가장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는 분야로 드러났다. 여야 모두 유의미한 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것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해석된다. 여성 정책과 일자리 정책도 59%대에 머무르며 상대적으로 인식 차별화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문제는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이지만 여야 후보가 국민들이 공감할 만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국민들의 관심 자체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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