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4일 ‘공무원·교원 노조의 타임오프제 법제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노동계에 타임오프제 도입을 약속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서는 ‘노동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면서 근로시간을 면제해주기 위한 공무원·교원 노조 타임오프제는 4일 국회 환경노동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해 상임위 전체 회의와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안 후보는 국민연금과 공무원·군인연금 등의 공적 연금 일원화 방안을 제시하면서 “연금 개혁을 피하면 범죄”라고 역설했다. 이어 22일에는 “강성 귀족 노조의 불법을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당선되면 노동이사제 실시를 전면 보류하고 국민의 뜻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양대 정당 대선 후보들이 표심을 얻기 위해 포퓰리즘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제3지대 후보의 노동·연금 개혁 관련 소신 발언은 충분히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 기득권을 가진 노조의 눈치를 보는 정치가 계속된다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한국 경제의 활로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국민연금도 이대로 가면 1990년생 이후 세대는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지경이다. 그런데도 양대 정당 유력 후보는 ‘연금개혁위원회 구성’ 방침만 밝힌 채 연금 개혁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면 노동 양극화와 세대 간 불균형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 패권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2%선까지 위협받을 만큼 암울한 상황에 처했다.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과학기술 초격차 확보와 노동·연금 개혁이 그 어느 때보다 다급한 시점이다. 유력 후보들은 득표에만 매달리는 포퓰리즘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국가 미래를 위한 노동 개혁 청사진을 내놓고 설득하면서 지지를 구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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