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24일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프로필을 제공해 별도 페이지를 개설했다. 김씨는 자신의 직업을 주식회사 코바나 소속의 '전시기획자'라고 했으며, 2015년부터 4년간 기획한 전시의 목록을 첨부했다. 남편이 윤 후보라는 점은 특별히 병기하지 않았다. 허위 이력 논란을 빚은 학력 사항도 제외했다.
김씨의 프로필 사진은 이달 초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MBC가 김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의 통화 녹음을 방송하기 전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씨의 공개 활동이 임박한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로필 내용대로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련한 활동을 개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당 선대본부는 이미 김씨의 활동 방향 등을 논의하며 김씨와 긴밀히 소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에도 네거티브 대응팀을 중심으로 김씨를 간접 보좌했으나, 정치 경험이 없는 법조인이나 언론인 출신이 대부분이어서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관계자는 25일 "지난주 김 씨 측과 선대본부 고위 관계자의 미팅이 있었다"며 "선대본부가 김 씨의 정무적 판단을 돕기로 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공식 조직은 아니지만, 사실상 '김건희 팀'이 물밑 조력하는 모양새다.
선대본부는 설 연휴 전 김씨의 입장문 발표를 추진 중이다. 기자회견을 여는 대신 언론에 문건을 배포하는 형식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입장문에는 김씨의 '7시간 통화'에서 언급돼 김씨에게 사과를 요구하거나 반발한 김지은씨,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에 대한 유감 표명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씨 본인이 입장문 발표에 최종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김씨 등판에 몇 가지 변수가 남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먼저 민심의 향방을 가를 설 전후의 민감한 시기 윤 후보 지지율에 미칠 영향이 관건으로 꼽힌다. 최근 김씨의 네이버 팬카페 가입자가 6만 명을 돌파하고, 일부 친문 지지층이 김씨에게 지지를 보내는 등 일각에서 '팬층'이 형성된데 힘입어 윤 후보와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윤 후보가 아닌 김씨로 유권자들의 이목이 쏠릴 경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처가 리스크만 거듭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이날 오후 김씨 모친 최모 씨의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 2심 재판 선고가 있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도 검찰의 장기 수사가 진행중이다.
또한 김씨의 건강이 악화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져 대선 후보 부인으로서 선거운동에 동참하는 강행군을 소화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유기견 봉사 등 외부 활동을 개시하더라도 당분간 비공개로 진행하고, 추후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 씨는 네이버 프로필이 따로 없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부인 김미경 씨는 '대학교수, 의사'로 가족 관계와 학력, 경력을 자세히 표기해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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